[류승연의 특수교육 A to Z] 분리와 배제의 공간이 된 심리안정실
특수학교에는 심리안정실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었을 때 심리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별도의 공간인데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심리안정실에 대한 학부모 신뢰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요즘에는 스노즐렌실 형태로 고급화된 심리안정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스노즐렌은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통해 정서적 이완을 꾀하는 환경중재방법이랍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심리치료를 받았었는데요. 그때 아들은 병원에 마련된 스노즐렌실에서 매주 수업을 받았어요. 어느 학교에서는 아이가 심리안정실에 들어가 있는 동안 혼자서 머리를 쾅쾅 박았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다가 집에서 머리가 부풀어 오른 걸 보고 부모가 알게 됐다더라. 어느 학교에서는 아이가 심리안정실에 갇혀있는 동안 같이 들어가 있는 지원인력한테 맞았다더라. 어느 학교에서는 아이가 혼자서 울부짖다가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다더라. 어떤 아이는 꽉 막힌 공간에서 불안감이 극에 달해 머리를 죄다 뽑았다더라.그렇다면 왜 심리안정실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얘기가 주를 이루는 것일까요. 그건 심리안정실의 태생적 한계 때문일 겁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랄까요.
비장애 학생처럼 말로 어르며 안내하면 텐트럼 터진 학생이"네 선생님"하고 잘 따라갈까요. 아니요. 어른 서넛이 들러붙어 씨름해야 할 겁니다. 비명과 고함을 지르고 있는 학생을 3층까지 이동시키기 위해 주변 어른들은 해당 학생을 사실상 끌어내다시피 해야 할 겁니다. 학생 입장에선 끌려가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당사자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어른들에게 끌려가 독방 같은 공간에 갇혔다고 생각할 겁니다. 해당 학생은 '심리 안정'이라는 단어의 뜻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에 그 공간이 자신을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도 못 할 겁니다.
공간 구성도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공간에서 주는 느낌이란 게 있으니까요. 1~2평 남짓한 삭막한 공간에 덜렁 빈백 의자 하나, 또는 빈백 의자마저 없는 텅 빈 공간은 발달장애가 있는 학생 입장에선 처벌을 위한 독방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몇 년 전 우리나라에 심리안정실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특수교사를 만나 얘기를 들었는데요. 심리안정실 구성에서 학생들이 너무 편한 공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심리안정실이 딱딱한 교실, 지루한 수업을 벗어나고 싶을 때 수시로 도망칠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해버리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심리안정실 이용과 관련해선 어떤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을까요. 놀랍게도 교육부나 시도교육청 차원의 규정이 없습니다. 심리안정실 설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특수학교별로 심리안정실 이용 지침이 마련된 학교도 있고 없는 학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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