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의 체중 감량,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페미니즘 주짓수 비혼주의 양민영 기자
휘청거리는 챔피언을 두 명의 스태프가 부축했다. 체중계 위에 올라서는 위태로운 모습이 꼭 중병 환자 같았다. 그는 'UFC의 전설'이라 불리는 코너 맥그리거였고 지옥의 감량 루틴을 마친 직후였다. 따분한 다큐멘터리를 지켜본 까닭은 주짓수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탈진한 맥그리거는 자신의 감량법을 일컬어서 '위험한 짓'이라고 했고 거기까지 보던 나는 근육은 보존하면서 수분만 빼내는 감량을 단념했다. 대신 수분, 지방, 근육까지 다 덜어내는, 무식한 방법을 선택했다. 그 안에는 내 성격만큼이나 변덕스럽게 바뀌던 메뉴, 차가움과 뜨거움을 넘나드는 온도, 시고 맵고 달고 짠 맛의 변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술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력한 부스터였다. 저녁 식사 때마다 빼놓지 않고 곁들였던 술 덕분에 더 많이, 다양하게 먹을 수 있었다. 별 하나에 생맥주와 별 하나에 하이볼과, 별 하나에 와인, 와인이여!
그것들이 그처럼 중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사실 그건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큼이나 쉬웠다. 내가 얼마나 먹는 걸 좋아했는지, 맛이라는 쾌락이 얼마나 강렬한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페미니스트이고 몸이 건강하면 그뿐, 남의 눈에 좋아 보이는 체형을 추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도 몇 년 만에 다시 감량을 시도했더니, 자기 관리를 완전히 팽개친 나에게 분노한 그 무엇을 달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솔로' 9기 영숙X광수, 결혼한다…'웨딩홀 예약''나는 솔로'가 또 한 쌍의 부부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ENA '나는 솔로' 9기에 출연해 커플이 된 광수, 영숙이 결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뛰어내리자니 두렵고 계속 달리자니 고통스러웠다뛰어내리자니 두렵고 계속 달리자니 고통스러웠다 비혼주의 페미니즘 양민영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천병혁의 야구세상] 또 불거진 감독과 고참의 '감정대립'…결국 승자는 없다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한 번씩 불거지는 감독과 고참 선수의 갈등이 다시 프로야구 그라운드에서 표출됐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AI의 자아, 인간의 자아'인간이 AI와 구분되는 궁극적 특질인 자유의지와 자아 개념을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면, 그런 특질이 정말 인간에게 존재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그쪽' 글을 쓰는 사람이라니'그쪽' 글을 쓰는 사람이라니 페미니즘 싱글라이프 비혼주의 양민영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