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팀은 패스트패션 브랜드 의류수거함에 추적기를 달아 헌 옷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였습니다. 에이치앤엠 수거함에 넣은 헌 옷은 말레이시아로, 자라 수거함에 넣은 옷은 인천항과 부산신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수거한 헌 옷이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여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문제점을 폭로했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에이치앤엠) 매장 안에 설치된 의류수거함 . 조윤상 피디 ‘기부든 헐값이든, 저소득층이 많은 나라에서는 헌 옷 을 잘 입겠지’라는 생각은 선진국 사람들의 착각이다. 영국의 엘런맥아더재단은 매해 발생하는 세계 의류 쓰레기 약 4700만t(2017년 기준) 중 87%가 쓰레기 로 처리된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 될 거라는 기대로 헌 옷 을 죄책감 없이 의류수거함 에 넣지만, 실상은 다르다. 국내에서 수거된 헌 옷 이 중고 의류 수출업체를 통해 동남아시아·아프리카로 판매되는 건 맞지만, 상당수는 재활용 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폐의류 발생 및 처리 현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제대로 된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한겨레는 의류수거함 에 버려진 옷에 스마트태그와 지피에스(GPS·글로벌포지셔닝시스템) 추적기 153개를 달아 직접 헌 옷 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국내는 물론 인도·타이 현지까지 헌 옷의 행방을 추적해 재활용 여부와 심각한 환경 오염 실태를 세차례에 걸쳐 싣는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의류 브랜드 에이치앤엠(H&M)은 2013년부터 매장 안에 헌 옷 수거함을 설치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을 강조하는 정책이다. 수거함에 옷을 넣는 사람에게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다음 쇼핑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기도 한다. 에이치앤엠 쪽은 수거된 의류와 직물 중 약 8%만 폐기하고, 나머지는 재사용·재판매·재활용한다고 말한다. 자라(ZARA), 유니클로 등 패스트패션 업체 또한 이런 형태로 의류를 수거한다. 하지만 수거된 옷들이 실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가 없다. 한겨레는 개발도상국에 ‘옷 쓰레기 산’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패스트패션 기업의 수거 정책을 직접 검증해보기로 했다. 패스트패션 업체 수거함에 넣은 헌 옷들은 어디로 향할까? 취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헌 옷에 추적기를 달아 서울 시내 패스트패션 브랜드 매장에 설치된 수거함에 넣었다. 에이치앤엠과 자라에 각각 6벌, 유니클로에 4벌을 넣었다. 수거함을 설치하지 않은 브랜드는 실험에서 제외했다. 2024년 8~9월 중 수거함에 옷을 넣었고, 같은 해 12월12일 기준 에이치앤엠 수거함에 넣은 옷 2벌이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8월16일 서울 중구의 에이치앤엠 수거함에 넣었던 헌 티셔츠의 경우, 4일 만에 경기도 이천의 물류창고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11월 초까지 머물다가, 11월17일께 말레이시아의 클랑항 인근 창고로 이동했다. 클랑항은 싱가포르와 인접한 대규모 항구다. 또 다른 남성용 셔츠 1벌도, 서울 용산구의 에이치앤엠 매장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됐다. 이 헌 옷 역시 앞선 티셔츠처럼 경기도 이천의 물류센터로 이동했다가 말레이시아로 가서 클랑항 주변 창고로 옮겨졌다. 수출업체 현대이아이 유영선 대표는 “말레이시아로 가는 옷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한 패스트패션 매장에서 수거한 중고 의류가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믿기는 어렵다. 수출업자 ㅈ씨는 “말레이시아에 간 것도 (분류 등 작업에 드는) 인건비가 저렴하니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매립, 소각 등 문제로) 일단은 각자 나라에서 중고 의류를 처리하는 게 맞다. 결국 (패스트패션의 이런 행태는) 개발도상국에 (쓰레기를) 넘기는 개념”이라고 했다. 에이치앤엠 쪽은 이와 관련해 “글로벌 본부가 계약을 맺은 재활용·분류 업체가 선별 작업을 하기에 국외에 모인 것”이라고 답했다. \패스트패션 매장의 중고 의류가 국외로 기부되는 경우도 있었다. 취재팀이 서울 시내 자라의 매장 내 수거함에 넣은 옷 중 2벌이 기부단체를 거쳐서 각각 인천항, 부산신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부 자체는 좋은 의도일 수 있지만, 국외 이동 과정을 ‘친환경’ 정책으로 볼 수 있는지에는 의문이 생긴다. 국외로 기부된 옷들 또한 개발도상국에 버려진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다. 또 헌 옷이 대량으로 개발도상국에 가면 그 나라의 제조업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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