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군에 속하는 팔로알토는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첨단기술과 거대금융이 흘러들어 실리콘밸리가 정신적, 물질적 풍요를 향한 야망으로 들끓는 곳이다. 릴런드 스탠퍼드는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철도 재벌이자 스탠퍼드대학의 설립자로서 팔로알토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스탠퍼드는 대륙횡단철도 건설을 주도하며 미국 자본주의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지만, 중국 노동자를 '수입'하여 임금을 삭감하는 등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 팔로알토에 대학교를 세우고 노동자를 위한 무상교육을 꿈꾸며 사회적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美 자본주의 상징 자리잡아 팔로알토 , 자본주의 그림자,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2만6000원
이때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땅, 미국 서부에서 재정을 충당해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기존의 철도 자본가들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때문에 대륙횡단철도 건설을 반대했다. 그렇지만 어소시에이츠는 이 계획에 2만 달러가 채 안 되는 돈을 투자했다. 당시 이 돈은 소매상에는 엄청난 금액이지만 캘리포니아 철도 차원에서 보면 푼돈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른 투자자들도 동참하기를 원했다. 새로운 노선이 기획될 때마다 전 세계에서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미국의 대륙횡단철도가 19세기의 마지막 20년간 이루어진 모든 민간 투자의 절반가량을 흡수해버렸다. 글로벌 자본이 철도 연장을 주도함에 따라 출처를 알 수 없는 주식이 국제 시장에 떠돌았다. 철도가 완공돼 어소시에이츠의 임무는 끝났지만 센트럴퍼시픽 매각에 실패하면서 철도 운영까지 떠맡게 됐다. 이렇게 ‘콤바인’이라는 철도 독점 기업이 생겨났다. 콤바인의 돈은 연방정부의 토지 보조금과 개척 서부의 투기 전망을 담보로 판매된 채권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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