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유럽식 건물 ‘메종 드 라시미’. 실내로 들어서면 ‘코리아하우스’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최근 열린 파리올림픽 방문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국내 선수들을 응원하는 거점 공간이다. 한복과 도자기, 케이팝, 한국 음식을 홍보하는
전시관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78명의 하우스 운영위원들이 이 곳에서 3주간 쉼없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계약조건도 현지 노동법을 지키지 않았다. 프랑스의 1주 표준 노동시간은 35시간이다. 운영위원들은 1주 36시간 일하는 걸로 계약했다. 표준 노동시간을 1시간 초과했으니 그만큼 연장수당을 줘야 했지만, 체육회가 지급한 계약서엔 그런 내용이 없었다.연장수당이 어디로 증발한 걸까. 체육회의 인건비 절감 ‘짠테크’에 답이 있다. “운영위원들이 하루에 10분씩 조기퇴근하면 6일이면 60분 아니냐. 그렇게 해서 초과노동 1시간을 갈음하기로 운영위원들과 협의했다.” 체육회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나 한겨레21과 서면 인터뷰한 운영위원 3명은 “야근수당 못 주니까 일찍 퇴근하라는 방침은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일이 많아서 쉬는 시간도 없이 풀로 일하다 퇴근했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사업주가 법적 지급 의무가 있는 임금을 포기하도록 노동자와 약정하는 건 원칙적으로 무효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지급 의무는 구속력이 강해 노사의 사적 합의로 갈음할 수 있는 규정이 아니라서다. 대법원도 “노동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으로 강력한 보호를 받는다”며 노동자에게 불리한 임금 관련 약정은 그 효력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체육회는 또 다른 ‘인건비 짠테크’로 야간수당도 생략했다. 프랑스 현지 노동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밤 9시 이후로 노동자에게 일을 시킬 경우 야간노동수당을 따로 지급해야 한다. 주간노동보다 육체적 피로도가 큰 만큼 사업주에게 금전적 부담을 더 지우는 것이다. 그런데 체육회는 운영위원의 오후반 근무조의 퇴근 전 30분은 ‘뒷정리 시간’이라는 이유로 야근수당을 주지 않았다.
현실은 달랐다. 행사 안내와 무관하거나 사전에 통지받지 않은 업무가 불쑥 주어졌다. 예를 들어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7월25일 체육회 쪽은 운영위원들을 일제히 씨제이 케이터링 업무에 투입했다. 이들은 예정에 없던 설거지와 그릇 정돈, 음식 나르는 일까지 해야 했다. 또 한복 전시관을 방문한 외국인 VIP를 위해 ‘한복 문화를 영어로 설명하라’거나 본인 대화를 즉석 통역해 달라는 지시도 갑자기 내렸다. 방문객 사진을 찍어주는 기계가 고장나면 운영위원들이 직접 오류를 찾고 고치기도 했다. 운영위원 ㄷ씨는 “단순 행사 안내라고 해서 지원했는데 갑자기 이런저런 요구를 현장에서 쏟아내니 당황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2024년 8월1일 오후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2024 파리올림픽을 맞이해 마련된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의 날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현지인 모델들이 패션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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