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이 박정훈에게] 우리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지난 주말 시작된 파리 올림픽은 개회식부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한국에선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장내 아나운서가"북한"이라고 소개한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불어로 대한민국은 'République de corée'이고, 북한은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라서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 실수를 정당화할 순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를 왜 이렇게 준비했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정훈님, 저는 '디테일'을 간과하지 않는데서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남한과 북한의, 수단과 남수단의 차이, 튀르키예와 튀니지의 국기 모양의 다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을 '실수인데 뭐 어때'라며 넘어가긴 어렵습니다. 먼저 런던에선 토트넘 스타디움 매점에서 커피를 달라고 했다가"Copies?"라며 토트넘 관련 소책자를 건네려고 하는 한 점원의 말에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동양인의 발음을 종종 조롱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을 제외하고는 런던→에든버러→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닌 열흘 동안 사람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을 겪진 않았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친절한 사람들도 꽤 만났고요.
핸드폰으로 메신저를 하면서 대충 계산을 하던 슈퍼마켓 점원,"메르시 보쿠"라고 하면서도 동전을 던지다시피한 카페 사장, '숙박세' 하루분이 계산이 안됐다고 우기다가 한국말로 짜증을 내니, 그제야 '계산된 것 같다'고 말한 호텔 직원, 축구장에서 앞자리에 있던 저를 밀친 젊은 프랑스 남자들 등등... 짧은 기간에 일어난 여러 일들은 묘하게 저를 움츠러들게 했습니다. 왠지 식당이나 술집 등에 가기가 싫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한국은 가 보고한 '인종차별적 국가 순위'에서 세계 79개의 국가들 중 9위를 차지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누군가에게는 한국이 프랑스보다 더 지독한 '차별 국가'로 여겨질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훈님도 자주 들어보셨겠지만, 이처럼 소수자들을 향한 은근하고 교묘한 일상적인 차별을 '미세 공격' 혹은 '먼지 차별'이라고 일컫곤 합니다. 의도적이고 직접적인 차별은 없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고 배제당하는 기분이 드는 거죠. 농담처럼 지나가거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정색하고 반박하기도 어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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