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의 뉴욕 직설] '친미=반중+반북'...극우들의 공식이 무너진다
흡사 '왕의 귀환'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돌아왔다. 취임 열흘 만에 200개 넘는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워싱턴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의회 폭동 관련자 1500명 사면, 멕시코 국경 비상사태 선포와 군병력 투입, 파리 기후협약 탈퇴, 연방 공무원 200만 명 권고사직, 세계보건기구 탈퇴 등 파격적인 조치들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내에서도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정치인이다.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워싱턴의 '반트럼프 정서'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그의 실용주의적 외교 기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걸맞은 전략적 대응을 모색한다면 오히려 기회의 문이 더 열릴 수 있다.공언해 온 대로, 트럼프는 중국에 먼저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대선 기간 공언했던 60%보다는 확연히 낮은 10%를 부과했다. 그것도 무역 불균형 관련 조치가 아니고, 중국의 펜타닐 수출에 대한 소극적 대응 때문이었다. 향후 무역 협상이 결렬되거나 하면 관세 보복 수준을 훨씬 더 올릴 가능성은 상존한다. 하지만 일단 중국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수준의 관세다.
대중국 기술 정책에서도 실용주의적 접근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틱톡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월 19일 연방대법원이 틱톡 모기업 매각을 결정했을 때, 트럼프는 전면 금지 대신 75일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하고 미국 기업의 50% 지분 인수라는 구체적 해법을 제시했다. 더 나아가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경우 대중 관세 조정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안보 우려 해소와 경제적 실리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 기조는 '신냉전'을 강조하며 미국의 일방적 압박만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거리가 있다. 이념적 체제 경쟁 구도와도 다르다. 그는 중국을 견제해야 할 경쟁자로 보면서도, 실익이 있는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기 정부 시기의 미북 정상회담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김정은과의 대화 의지를 다시 피력했다. 취임 하자마자 김정은을"똑똑한" 협상 파트너로 평가하며"서로 좋은 관계"를 강조했고, 심지어 취임식 당일 주한미군 화상통화까지 대북 메시지 창구로 활용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트럼프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동결, 핵군축, 장거리 미사일 개발 제한 등 실현 가능한 목표를 순차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제재 완화와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초보적 단계의 외교관계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북한이 추구하는 '병진노선'과도 접점이 있어 협상을 통한 실질적 관계 진전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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