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수 문재인 대통령 시절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일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에게 노벨 평화상이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올 때였다. 문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도 못 한 일을 하셨다.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공식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페루 리마 대통령궁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 시절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일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에게 노벨 평화상이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올 때였다. 문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도 못 한 일을 하셨다.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취지로 덕담하자, 트럼프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문 대통령도 국내 인기가 좋던데 다음 대선에 출마하시라. 틀림없이 당선될 거다”라고 화답했다. 노벨 평화상 발언에 트럼프가 한껏 고조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방송 화면에 내가 어떻게 비칠까를 항상 생각하는 트럼프였다. “첫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하면 세계의 큰 주목을 받을 겁니다”라는 말에 트럼프의 마음은 확 움직였다.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로 결국 회담 장소는 싱가포르로 정해졌지만, 트럼프는 잊지 않고 2019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났다.결실을 보진 못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전쟁 위기를 평화로 바꾼 데엔, 트럼프의 자기애적 확신을 적절히 자극한 문 대통령 노력이 한몫했다. 문재인은 트럼프가 최초이자 최고가 되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런 욕망이 종종 그의 의사 결정을 이끈다는 점을 잘 활용했다고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평했다.
지금 한국에서 트럼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트럼프와 친해지려 골프를 다시 배운다는 거짓말보다 필요한 건, 트럼프를 움직인 경험이 있는 전직 대통령의 노하우를 듣는 일이다. 막무가내인 트럼프에게 정확하게 반론하고 우리 주장이 그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란 점을 부각해야 한다. 트럼프 1기 때 연 50억달러까지 올리겠다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1조원 조금 넘는 선에서 막은 건 단적인 예다.트럼프는 정상 간 통화에서 실수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주한미군 숫자를 ‘4만명’이라고 거듭해서 언급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문 전 대통령은 ‘4만명이 아니고 2만8500명’이라고 꼬박꼬박 정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평소 성격으로 보면 이런 치밀한 반박이 쉬울 거 같지는 않다. 그런 부분에서 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경험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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