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일렉트로닉 음반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키라라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밝힌 후, SNS를 중심으로 혐오와 차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혐오 문제를 공론화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등 사회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자음악가 키라라 가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언급한 이후 SNS를 중심으로 키라라 를 향한 공격과 성소수자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 키라라 는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일렉트로닉 음반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9년 전 이 자리에서 ‘친구들’이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며 “그때 하지 못했던 말을 지금 하겠다.
어떤 단어 하나를 말하지 못했다. 트랜스젠더. 트랜스젠더가 만든 앨범이 올해의 일렉트로닉 앨범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키라라는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당시 “여기에서 말하면 이루어질 것 같아서 이야기하겠다”며 “친구들이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한국대중음악상은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을 중시하는 거의 유일한 대중음악 시상식이다.키라라의 수상 소감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성별 정체성을 추측하며 조롱하는 글이 잇따랐다. 수상 소감 영상을 재공유하며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게시글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키라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X 등 젠더 이슈에 민감한 커뮤니티에서 저의 성정체성을 두고 폭력적인 말들이 오가고 있다는 제보를 많이 듣고 있다”며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수상 소감 이후 혐오 표현이 확산한 것 자체가 키라라의 발언이 던진 문제의식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키라라의 음악을 접했다는 조예은씨는 “아무도 완벽할 필요 없는 사회에서 소수자들만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해야 하는 현실”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근거로 삼은 혐오가 반복되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홍지영씨는 “성소수자로 살아오며 혐오는 익숙하면서도 지치는 감각”이라며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공격받는 모습을 보며 키라라의 음악이 지닌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하루 앞둔 2024년 11월19일 서울 충무로 공간 채비에서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가 주최한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안녕을 기억하기, 기억으로 살아가기’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와 성별다양성이 있는 사람’을 위한 추모 공간. 이준헌 기자 실제로 성소수자의 자살 위험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2017년 발표된 ‘한국 성인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를 보면 성인 트랜스젠더 응답자 256명 중 53.9%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연구에서는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5.3%가 ‘최근 12개월 동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과 SNS, 방송·언론, 드라마·영화 등 영상 매체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시민들은 이번 키라라의 수상 소감을 계기로 소수자 혐오 문제를 공론장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모씨는 “혐오는 미지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다”며 “키라라의 소감처럼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일은 갈등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등 혐오를 논의할 최소한의 사회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 트랜스젠더 A씨는 “키라라는 퀴어로 태어나 먼저 떠나간 친구들에 대한 애도와 은폐된 존재들에 대한 선언을 음악으로 반복해왔다”며 “국가와 법이 소수자 보호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퀴어들의 죽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북카페에서 가수 이하이의 노래 ‘한숨’이 나왔다. 성확정 수술을 이유로 육군에서 강제 전역 당한 뒤 재판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의미였다. 이 노래를 추천한 A씨는 “실제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당신의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다만 변 하사가 남긴 모습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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