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민사13부 “정신적 고통 명백”
1980년 전두환 반란세력에 맞서 싸웠던 5·18 민주화운동 사망자의 유족과 부상자 등 13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승소했다.재판부는 원고들이 각각 청구한 금액의 34~100%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5·18 사망자에 대해 500만~1억8천만원씩 고유 위자료를 산정하고,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2002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고 채수길씨 유족도 이번 소송에 참여했다. 고인은 1980년 5월 23일 광주에서 화순으로 향하는 미니버스에 타고 있다가 주남마을 앞에서 계엄군의 총격을 받은 뒤 인근 야산으로 끌려가 사살돼 암매장됐다. 그해 6월 암매장된 고인의 유해가 발견됐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무명열사로 안장돼 있다가 2002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또 1980년 5월27일 새벽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가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숨진 전남대생 이정연씨 유족,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곽희성씨 등도 이번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참여했다.
정부 쪽은 “과거 지급된 위로금은 위자료 성격을 가지므로 이미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뤄졌다고”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옛 5·18 보상법에 따르면 정신적 손해배상 항목이 없었고, 과거 지급된 보상금도 사회보장적 성격의 금액일 뿐 정신적 손해배상 위자료와 구분된다. 관련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은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일부 5·18유공자들은 2018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보상금을 받았으면 민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는 5·18보상법 16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헌법재판소는 2021년 5월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이후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 등 5·18유공자와 유족들의 소송에 나서 잇달아 승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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