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그룹 두 달 새 지분 5.61%→8.22%... “해외 궐련 성장·주주환원 확대에 주목”
발행 2026-07-14 16:00:15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캐피털그룹이 KT&G 지분을 잇달아 확대하면서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피털그룹은 지난 5월 처음으로 KT&G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뒤 두 달 만에 지분율을 8%대로 끌어올렸다. 14일 KT&G에 따르면 캐피털그룹 산하 캐피털 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 컴퍼니는 최근 KT&G 주식 약 104만주를 추가로 매수했다.
이에 따라 캐피털그룹의 KT&G 보유 지분율은 8.22%로 높아졌다. 캐피털그룹은 지난 5월 8일 KT&G 지분 5.61%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 공시했다. 이후 지난달 9일 지분율을 7.21%로 높였고, 이달 다시 주식을 사들였다. 두 달 사이 지분율이 2.6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지분 보유 목적은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KT&G는 해외 실적 확대와 신사업 성장 계획 등이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G 관계자는 “본업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해외 실적도 국내 실적을 앞지르는 상황”이라며 “전자담배 등 차세대 제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확장 계획도 계속 밝히고 있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의 해외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갖고 지분을 확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그룹과 블랙록이 실제로 어떤 판단에 따라 KT&G 주식을 사들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해외 실적이나 주주환원 정책을 직접적인 투자 이유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장기투자 성향을 가진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잇따라 지분을 늘렸다는 점에서 KT&G의 성장성과 현금창출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KT&G는 국내 담배시장의 안정적인 점유율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내수·배당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궐련과 전자담배 등 글로벌 사업이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KT&G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5,796억원, 영업이익 1조3,4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13.5% 증가했다. 특히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4.1%로 높아져 처음으로 국내 궐련 매출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해외사업 성장세는 이어졌다. KT&G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7,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45억원으로 27.6% 늘었다. 1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6.1%, 판매량은 15% 각각 늘었다.
해외 궐련 사업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KT&G는 전략적인 판매가격 인상과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 원가 및 판매관리비 효율화를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판매량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면서 해외사업이 구조적인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사업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KT&G는 2025년 기준 140개국에서 해외 궐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 궐련 판매량은 652억개비로 집계됐다. 전자담배 등 차세대 제품 사업 진출국도 34개국으로 확대됐다. 해외 궐련 사업의 핵심 브랜드로는 초슬림 담배 ‘에쎄’가 꼽힌다.
KT&G는 일반 담배보다 길고 얇은 초슬림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슬림 담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가별 소비자의 취향과 흡연 문화를 반영해 향과 제품 구성을 달리하는 현지화 전략도 펴고 있다. KT&G 관계자는 “향후 해외사업의 핵심 성장축은 여전히 에쎄라고 보고 있다”며 “KT&G는 세계 초슬림 담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에쎄 단일 브랜드 매출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에서 선호하는 클로브 향을 적용하는 등 국가별 기호와 문화에 맞춘 에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제품을 현지 시장에 맞춰 선보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 '에쎄 체인지 아이스폴' ⓒKT&G캐피털그룹과 블랙록의 지분 확대에는 KT&G의 강도 높은 주주환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KT&G는 안정적인 배당에 더해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하고 있다. KT&G는 올해 4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086만6,189주를 전량 소각했다.
소각 전 발행주식 총수의 9.5%에 해당하며, 금액으로는 약 1조8천억원 규모다. 회사는 올해 안에 3천억원 이상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지난해 KT&G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한 금액은 총 1조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주주환원율은 108.9%였다.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금액을 주주환원에 투입했다는 의미다. 안정적인 배당과 자사주 소각은 장기 기관투자자에게 중요한 투자 요소다. 여기에 해외사업의 실적 성장이 결합하면서 KT&G가 전통적인 고배당 방어주를 넘어 성장성과 주주환원을 함께 갖춘 종목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G는 하반기에도 배당을 확대하는 방향의 친주주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상반기 기존 자사주 소각을 마친 만큼, 하반기에는 배당 강화를 통해 주주환원 수준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KT&G 관계자는 “상장회사인 만큼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했고, 하반기에는 배당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친주주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 기관투자자의 지분 확대가 회사에 긍정적인 신호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KT&G가 약속한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100%를 넘어선 만큼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이 지속 가능한지를 입증해야 한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시설과 차세대 제품,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사업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관건은 KT&G가 해외사업 성장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다. 담배산업은 각국의 규제와 세금, 환율, 원재료 가격, 유통환경 변화 등에 민감하다.
최근 해외 궐련 사업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국가별 규제 강화나 가격정책 변화가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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