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갔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자식들과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들딸에게 가져가기 위해 채소를 손질하는 모습,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한 시간은 따뜻함으로 가득합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몸과 마음이 분주해진다. 마트와 전통 시장에는 추석 차례상에 올릴 제수 음식과 선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조상을 모시거나 떨어져 사는 부모 형제와 친척을 만나기 위한 준비에 바쁘다.
그런데 그때의 추석이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아내는 본가에서 보내는 추석을 즐겁기보다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추석 음식을 장만하고 차려주며, 어머니 기분을 맞춰드리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아내의 기분을 살피며 부모님의 심기가 상하지 않도록 중간에서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제는 명절이 되면 예전에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내려갈 때와는 달리, 서울로 자식들을 만나러 올라갈 채비를 한다. 아내도 본가에 내려갈 때와는 표정이 사뭇 다르다. 아들딸에게 가져갈 먹거리를 챙기는 손길이 바쁘면서도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들떠 있다. 자식 만나러 가는 게 저렇게도 좋을까. 실은 나도 좋다.
이번에도 딸내미는 엄마 아빠가 만족할 만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며 은근히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엇을 한들 즐겁지 않겠는가. 자식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따듯하고 즐거운 팔월 한가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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