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학생회가 주도한 색다른 세월호 10주기 추모 행사
'10'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해마다 맞는 4월이지만, 특히 올해 4월은 허투루 보내면 죄를 짓는 듯한 느낌이 들 것만 같다. 3월 개학하자마자부터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행사를 고민해 온 이유다. 학교의 한 해 농사를 간추려 놓은 교육과정 운영계획서에도 세월호 추모는 맨 앞자리다.
그런데, 정작 요즘 아이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되짚어 보면, 추모 행사의 규모가 가장 컸던 때는 참사 발생 이듬해인 2015년이었다. 유족이 진상규명을 외치며 여전히 길 위에 있었고, 온 국민의 눈물이 아직 마르지 않던 때였다. 교사와 아이들의 팔목에 노란 고무링을 차고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10주기를 맞아 아이들이 준비하는 행사는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재작년 것과도 거의 똑같다. 재작년의 행사가 작년 것의 모범이 되고, 작년 것을 따라 올해의 행사를 준비하는 까닭이다. 모르긴 해도, 내년에도 얼추 비슷할 것이다. 그들의 공감 능력과 창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역사'로 기억하고 있어서다.올해에도 학생회 주관으로 노란 바람개비를 만들어 교정 곳곳에 세워놓았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잊지 않겠다는 각자의 다짐을 노란 종이에 적어 게시하고 공유하는 행사도 그대로 진행된다. 늘 해오던 것이라, 종이 위에 담긴 아이들의 다짐은 입이라도 맞춘 듯 똑같다. 언뜻 다짐이라기보다 '숙제' 같은 느낌이 든다.
학년 초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추모 공연을 계획했다. 몇 해 전 근린공원에서 치러본 경험이 있어 조금만 보완하면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으리라 여겼다. 행정복지센터 등의 협조를 구해 주민들과 소통하고, 음향 장비 등 외부의 지원을 받아 일사천리로 진행될 터였다. 학교에선 무대에 오를 아이들을 선발해 연습시키기만 하면 됐다. 이후 며칠간 '일상 속 추모'라는 다섯 글자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바로 그때 스치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4월 16일, 오후 4시 16분에 추모 사이렌을 울린 뒤 14분 동안 교실에서 전교생이 함께 추모 영상을 시청하자는 것!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어서, 수업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시간이다. 등굣길 노란 바람개비로 맞이한 하루가 하굣길 추모 영상으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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