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귀환, 그가 감춰 온 언어의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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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장석 시인의

장석의 시는 늙은 피아니스트의 연주처럼 능수능란하다. 열 개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빛, 빛바램, 탄생과 죽음,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한 옥타브, 두 옥타브씩 자유롭게 오르내린다. 생의 빛나는 한가운데 서 있다가도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쓸쓸함과 빛바램 속으로 들어간다.한 날 한때, 같은 꿈을 가진 채 동시대를 살아왔던 벗에게 전하는 애틋하고도 맷돌처럼 단단한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리의 세상은 영원히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고이면 썩어갈 한 시절'이지만, 결코 나그네의 순례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돋보인다.

젊은 날엔 스텝이 엉키지 않도록 애를 쓰지만, 얽혀버린 후 우리는 깨닫는다. 엉킨 스텝을 애써 바로잡지 않고 엉킨 채 춤을 이어 나가도 된다는 것을. 장석의 시를 보는 내내 스텝이 엉키도록 맘껏 춤을 추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취하지 않고 사는 삶, 중독되지 않은 삶이 가능하기는 할까? 사랑에 취하거나 정의에 취하고, 사상에 취하거나 구질구질한 생의 한가락에 취해서 헛된 일들을 헛되지 않게, 헛되지 않은 일들을 헛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술의 일이라는 그의 표현은 정곡을 찌르고야 만다. 존재란 그렇다. 단지 형태가 바뀌었을 뿐인데 유의미에서 무의미로 전환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어미 배 속에서 무에서 유로 자라는 태아가 그러하듯, 우리는 유의미로 향한 모든 것을 찬양한다. 유와 무가 한통속인 데도 말이다.

'매가리도 우리를 보면/ 죄다 한통속으로 생긴 사람들은 어찌 제 반려를 정하는지 궁금하리라', '산중 선가 처마 아래에서 주석하던 목어가 헤엄쳐 왔나/ 꼬리지느러미를 휘둘러 나를 쳤네/ 죽비를 맞은 땡중처럼 깨어나네'와 같은 표현에서 나는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깊은 혜안이 담긴 시들 사이에 태연하게 껴있는 재치 있는 표현들이 섬광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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