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자은면의 흑역사, 누구의 책임인가
눈탱이는 밤탱이가 되고, 찢어진 입술은 퉁퉁 부어, 도저히 사람의 얼굴이라 할 수 없는 이에게 수비대원은 달구어진 철사를 갖다댔다. 반쯤 감긴 눈이었지만 상대방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를 챈 이는 머리를 거세게 좌우로 흔들었다.
코가 꿰인 이도 마찬가지이다. 자은면에서의 1948년 3.1절 기념행사를 주도한 일로 광주형무소에 수감됐다가 한국전쟁 직후에 처형된 박종남의 아버지 박아무개는 북한군이 무안군을 점령하자 자은면 인민위원장에 선임됐다. 남진창고 가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했다. 집에서 10리 길이었는데 주로 산길을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침저녁으로 한 달 가까이 하고 있는 일이지만 한 번에 왕복 두 시간이나 걸리는 일이었다. 기진맥진한 표정애가 남진창고에 도착했을 때는 막 해가 뜨기 시작할 때였다. '어, 이상하다!' 어린 나이였지만 그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창고를 지키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총을 멘 청년이 있어, 늘 밥을 싸갖고 오는 이들을 통제했는데, 그날따라 창고 입구에는 아무도 없었다."야! 거기에 아무도 없어"소녀 표정애는 어제저녁에 오빠가 한 말이 생각났다."정애야. 나, 내일 목포 간다." '오빠가 목포에 갔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발길을 돌리려 할 때 한 무리의 아줌마들이 나타났다. 창고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들이 경찰이 표정애에게 했던 똑같은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곡을 터뜨렸다.어리빙빙 서 있던 표정애는 이내 상황을 눈치채고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와 작은할아버지, 넷째 작은어머니가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어림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6.25가 났고 보도연맹원이었던 표재화는 본가가 있는 자은면으로 갔다가 예비검속돼 비금도에서 수장됐다. 이런 사실을 알리 없는 표인철은 군경 수복 후인 1950년 10월 중순 자은면 와우리 집으로 왔다가 마을 수비대에게 '빨갱이를 잡아라'라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설령 인공시절 인민위원장을 한 박아무개가 군경 수복 직전 지방 좌익에 의한 학살에 정치적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죽임을 당한 것은 엄밀히 불법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와 같이 죽음을 당한 며느리와 손주 3~4명의 죽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민중신학의 대부 서남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직신학자로, 의 저자이기도 하다. 한때 한국사회의 변혁을 꿈꾸었던 청년들의 필독서였던 는 1980년대 불티나게 팔렸다.이천서씨 집성촌인 전남 무안군 자은면 유천리에는 6.25 당시 서남동 일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인공시절 완장 찬 이들에는 같은 서씨가 많았다. 6.25 직전 빈농이거나 소농이었던 이들과 사회주의의 세례를 받은 서씨 청년들은 6.25가 나자 토지개혁을 외치며 소위 반동을 숙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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