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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위기, 구조 문제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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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위기, 구조 문제로 본다
지역필수의료의료혁신위원회정백근

국무총리 소관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지역·필수·공공의료 전문위원회 위원장 정백근 교수는 지역의료 위기의 본질을 '의사 부족' 이전에 구조 문제에서 찾았다.

"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의사 수 부족'만으로 설명하면 해법도 잘못 갑니다. 사람 몇 명 더 보내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권한과 재정,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고 공공이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 국무총리 소관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지역·필수·공공의료 전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정백근 위원장은 지역의료 위기의 본질을 '의사 부족' 이전에 구조 문제에서 찾았다. 수도권 집중과 시장 중심 의료체계가 지역의 필수의료 공백을 키웠고, 이를 해결하려면 지역에 권한을 나누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의료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의료혁신위는 출범 반년 만에 산모등록제 도입과 간호·간병 체계 개선 등을 정부에 권고하며 의료개혁 논의를 본격화했다 .

'생명의 시작부터 돌봄의 마지막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기본의료 구현'을 내세운 이번 권고 이후 각 전문위원회의 후속 논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필공 전문위원회는 초고령사회, 미래환경대응 분과와 달리 지금 당장 현장에서 작동할 해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경남 진주에 있는 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7일 전화와 서면 질의를 통해 진행됐다. 그에게 그동안 위원회의 논의 과정, 내부 논쟁, 해법, 진단 등을 물었다.

"혁신안 뼈대 만드는 일… 다양한 의견을 현실 정책으로 엮는 게 과제" AD 지필공 전문위원회는 지난 3월 첫 회의 이후 매월 두 차례 안팎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위원은 약 18명 규모다. 정 위원장은 전문위원회의 역할을"정책 집행이 아니라 혁신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의료혁신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입니다. 전문위원회는 내용을 구체화하고 혁신안의 토대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분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실제 작동 가능한 안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 특히 자신이 맡은 지역·필수·공공의료 분과가 다른 분과와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초고령사회나 미래 대응은 장기 전략 성격이 강하지만 지역필수의료는 지금 당장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면서"이미 지역 의료 공백이 심각하기 때문에 현실 대응 중심의 혁신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의료 위기의 본질은 의사 부족만이 아냐" 정 위원장은 오랫동안 지역보건의료와 공공의료를 연구해 왔다. 그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단순히 '의사 수 부족'으로 설명하는 데 선을 그었다.

"의사의 절대적 부족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수도권 중심 경제개발 구조와 민간 중심 상업적 의료공급 체계가 결합되면서 지역필수의료 공백이 더 심화됐습니다.

" 그는 향후 5~10년 안에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과제로 재정과 의사결정 구조 개편을 꼽았다. "지금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자원을 계획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권한과 수단이 매우 부족합니다.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별도의 재정체계를 만들고 지역 단위에서 의료를 설계·집행할 수 있는 공공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 구체적으로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와 건강증진기금, 지방소멸대응기금, 응급의료기금, 건강보험 재정 일부를 포괄하는 별도 구조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분권'과 '주민 참여'를 강조했다.

"지금 보건의료 행정과 재정은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입니다. 그런데 실제 문제는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문제를 경험하는 지방정부와 의료계, 주민이 더 많은 권한을 가져야 합니다.

" 이어 그는"지역의료 공백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주체는 시민"이라며"행정과 전문가 중심 거버넌스로는 한계가 있고 주민이 의사결정과 재정 배분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 증원 자체보다 중요한 건 지역 목적형 설계" 의대 정원 확대 논란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분명한 입장을 내놨다. "의사 공급 총량 확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동으로 지역필수의료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 그가 강조한 것은 '단순 증원'이 아니라 '지역 목적형 증원'이다. 이를 위해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의대 입학 단계부터 지역 및 필수의료 종사를 전제로 한 조건부 선발 체계 구축. 둘째, 필수의료 전공에 대한 구조적 보상과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셋째, 지역 수련병원의 교육·훈련 역량 강화. 넷째, 자녀 교육과 배우자 일자리, 문화 환경 등을 포함한 정주 여건 개선. 다섯째, 실제 일할 수 있는 병원과 응급·협진·이송 체계 구축이다. 그는 특히"의사만 보내고 장비와 인력, 협진체계가 없으면 정착은 불가능하다"며"지역필수의료는 개인 의사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구조가 아니다.

팀과 시스템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의사제와 의무복무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지역의사제 학생들은 제도를 이해하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무근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근무기관과 전공 선택에서는 충분한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젊은 의사 반발, 이기주의로 보면 답 없어... 국립대병원, 이름만 공공 안 된다" 정 위원장은 지역 수련이나 지역 필요 전공 선택을 의무근무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방정부와 의대, 지역 의료계, 시민사회가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경력 설계와 지원 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젊은 의사들의 반발을 단순한 저항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지역필수의료를 감당할 제도적 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에게 책임만 떠넘기면 누구라도 반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 정 위원장은 국립대병원 체계 개편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국립대병원 소관이 보건복지부로 이관되는 변화를 계기로 지역필수의료 정책수단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국립대병원은 사실상 민간 대형병원과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병상 가동률과 진료수익 중심으로 운영되면 필수의료보다 수익성 있는 진료가 우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 응급·외상·분만·소아·중환자 진료는 본질적으로 수익성이 낮고 국가 책임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그는"필수의료 인력과 병상, 당직체계, 교육과 수련은 병원 수익으로 감당할 일이 아니다"면서"국가가 별도 재정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필수의료 성공 여부는?

"사는 곳 때문에 치료 포기하지 않는 사회" 정 위원장은 지역필수의료 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기준도 분명하게 제시했다. "2035년에 성공했다면 국민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1차 의료를 포함한 필수의료 이용에 제약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 반대로 실패의 신호도 명확하다고 했다. "의사는 늘었는데 지역 필수의료 공백이 그대로라면 실패입니다.

지역의사제 졸업생들이 의무기간이 끝나자마자 떠난다면 실패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자기 지역 의료를 더 이상 믿지 못한다면 그것도 실패입니다.

" 정 위원장이 인터뷰 내내 반복해 강조한 메시지는 하나였다. 지역의료를 살리는 일은 사람 몇 명을 더 배치하는 문제가 아니다. 권한과 재정, 공공성, 그리고 주민 참여까지 포함한 시스템 전환 없이는 지역필수의료의 미래도 없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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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의료혁신위원회 정백근 의사 부족 구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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