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안경 쓰고 경계 넘어볼까…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연들

올해 제23회를 맞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오는 지난 6일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SPAF...

올해 제23회를 맞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오는 지난 6일 개막해 29일까지 열린다. SPAF는 2001년 시작돼 한국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축제로 성장했다. 연극, 무용, 다원예술, 체험형 공연 등 다채로운 장르의 19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SPAF의 주제는 ‘경계 없는 질문들’이다. 예술과 기술, 국가와 지역, 기존 시스템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공연들을 준비했다. 젠더, 여성, 환경, 세대, 기술, 분단 등의 주제들을 담았다. 17개 작품은 외국인을 위한 영문자막을 제공한다. 9개 작품은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연다. 수어통역, 문자통역, 한글자막, 자막해설, 폐쇄형 음성해설 등이 제공된다. 최석규 예술감독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동시대 공연예술의 지형과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는 축제를 열고자 노력했다”며 “지금 사회에 대해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관객들이 함께 이야기하는 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막작인 프랑스 사요 국립무용극장의 는 전문 무용수가 아닌 곡예사와 클라이밍 선수가 출연해 무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였다. 라시드 우람단 안무가는 “파리와 알프스 산맥 중간 지점에서 살기 때문에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과 교류했다”며 “그분들의 기교나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엄청난 집중에 놀랐다. 우리가 대단한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초인적인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약함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극단 돌파구의 연극 은 한 지방 도시에서 남성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여성들만 남는 상황을 그렸다. 소설가 박문영의 원작 소설을 연극으로 재창작했다.

는 성소수자의 나이듦을 주제로 삼은 연극이다. 트랜스젠더 소설가 김비가 극본을 썼다. ‘연극연습 프로젝트’는 연출·연기·극작·관객·번안 5가지 프로젝트 공연으로 구성됐다. 기획을 맡은 고주영 프로듀서는 “지금은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아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활동가들의 나이가 막 쉰살을 넘어가는 시기”라며 “성소수자가 나이가 들면 어떻게 살아야 하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공연들이 많다. 거인아트랩의 는 ‘장소 이동형 공연’이다. 관객은 AR글래스를 착용하고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실시간 퍼포먼스를 관람한다. 안은미 컴퍼니의 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의 예술가들과 함께 동남아시아에 대한 한국의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려는 무용 작품이다. 아일랜드 단체 데드센터의 은 무대에 배우가 없다. 관객은 헤드폰에서 나오는 소리와 물체의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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