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만 보이는 아시안게임 광고도 후원도 '차이나 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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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많았던 이전과 달리후원사 175곳중 171곳 달해홍보관도 중국업체가 독차지

지난 23일 중국 항저우 국제엑스포센터에 마련된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한 선수단 관계자가 차이나텔레콤 홍보관에서 가상현실 모터사이클 체험을 했다. VR이 구현된 고글을 쓰고 한참 모터사이클을 즐긴 이 관계자는"아시안게임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비디오 게임보다 더 스릴 있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홍보관의 다른 한쪽에서는 메타버스,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차이나텔레콤에서 선보일 각종 신기술들이 홍보되고 있었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거대한 '중국 홍보관'으로 탈바꿈했다. MMC에 마련된 11개 기업 홍보관 모두 중국 기업이 독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56개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경기장 내 광고판도, 기자회견장 뒤 보드판도 중국 기업 일색이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로 불리지만, 대회가 열리는 항저우는 '중국의 힘'을 알리는 무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다년간 파트너십을 맺는 올림픽과 달리 아시안게임은 각국 기업의 후원이 절대적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으로 해외 기업의 후원을 유치하는 대신 자국 기업을 적극 유치했다. 이번 대회 공식 후원·공급 업체만 175개에 달한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두 배가 넘는다. 캐논, 인텔 등 4곳을 제외하고 171곳이 모두 중국 기업이다. 비율만 무려 97.7%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삼성이 공식 후원사로, 쌍용정보통신이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던 한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후원한 기업이 없다. 최근 국제 스포츠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기업들의 후원도 없다.

자국 기업의 후원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배를 든든하게 불렸다. 천웨이창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 사무총장은"마케팅으로 자금 38억위안을 조달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투자 규모에 따라 11개 기업을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 중 최상급인 프레스티지 파트너로 분류했다. 알리페이, 지리자동차, 차이나텔레콤, 중국공상은행 등이 각 경기장 광고판에 붙을 수 있는 이유다.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7개 최상위 후원사 중 4곳만 인도네시아 기업이었다. 후원에 참여한 기업들은 선수촌, 미디어 빌리지, MMC 등 대회 주요 시설에서 대대적인 사업 홍보를 했다. 특히 하이테크 기업들이 눈에 띄었다. 항저우에 거점을 둔 알리바바는 경기 관리,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홍보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알리바바는 저장성 지역에서 거대 클라우드와 디지털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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