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죽지 않는 섹스 심벌의 초상,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되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초상화 연작

▲ 지난 2022년 3월 21일 미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공개된 앤디 워홀의 . 크리스티의 마크 포터 회장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후 5월 9월 은 20세기 미술품 중 최고가인 1억 9500만 달러에 낙찰됐다. ⓒ Getty/연합뉴스

그윽하게 내리감은 눈과 반쯤 벌어진 입술이 트레이드 마크인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의 초상이 워홀의 작품에 등장한 것은 1962년부터다. 먼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지고 떠난 지 불과 세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워홀은 먼로의 출세작이었던 영화 가 홍보용으로 삼았던 흑백 보도사진을 클로즈업하고, 그 위에 레드, 블루, 옐로우, 그린색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냈다. 이러한 병치는 대중의 인기로 사는 유명인사로서의 화려한 삶과 그 이면의 덧없음을 대조적으로 표현한다. 한편, 마치 고속 윤전기에서 쏟아져나오는 인쇄물처럼 판에 박힌 이미지의 반복적인 나열은 먼로의 독보성을 약화시키며,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의 공적 페르소나가 실은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한다.워홀에게 마릴린 먼로의 초상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전후 미국사회의 특징이었다. 특히나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대목은, 먼로의 비극적 사망소식마저도 대중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섹시 스타의 이미지로 소비되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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