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퇴임 후 평화 중재와 자선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제39대 미국 대통령 을 역임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카터재단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카터 대통령이 오후 3시 45분께 조지아주 고향 마을 팔레인스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98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장수 기록을 세운 카터 전 대통령은 과거 암 투병을 했고 고령으로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 최근에는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다. 퇴임 후 '평화 중재자'로 나서... 노벨평화상 수상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가업인 땅콩 농장을 운영하던 카터 전 대통령은 1962년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경쟁자가 부정선거로 낙마하며 극적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조지아 주지사로 거쳐 1976년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현직인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을 꺾고 이듬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8년 9월 적대 관계였던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불러 중동 평화 협상을 중재해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타결시키는 외교 업적을 세웠다. 그러나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졌고,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주이란 미국대사관 인질극까지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추락해 1980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다.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던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행보로 재평가를 받았다. 부인 로잘린 여사와 함께 비정부기구 재단을 설립해 지구촌 분쟁과 빈곤 해결에 나섰다. 1994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하며 북핵 위기가 불거지자 직접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 주석과 회담해 북미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 밖에도 에티오피아, 수단, 세르비아 등 분쟁 지역을 찾아 중재자로 나선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으로 불리며 퇴임 후 현직 대통령들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바이든'카터를 배워야'... 트럼프'우리 모두 빚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오늘 미국과 세계는 비범한 지도자, 정치인,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라며'목적과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면 원칙과 신앙, 겸손을 겸비한 사람인 지미 카터를 배워야 한다'라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를 워싱턴DC에서 국장(state funeral)으로 치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카터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어려움들은 미국의 중대한 시점에 닥친 것들이었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라며'그런 점에 있어 우리는 모두 그에게 감사의 빚을 졌다'라고 썼다. 이어'그는 진정 좋은 사람이었고, 그가 많이 그리워질 것'이라며'또한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를 떠난 뒤 여러 대통령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의 평가는 엇갈렸다. AP통신은'카터 전 대통령의 임기는 성공보다 실패로 더 기억되었지만, 그는 모든 대통령이 퇴임 후 꿈꾸는 최고의 모델로 여겨졌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부고에서'위험을 감수하고 북한과의 핵 협상과 아프리카, 중동 내전에서 공정한 중재자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며'그 일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카터를 존경하는 이들이 계속 이어가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반면에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많은 사람이 카터를 현직 대통령보다 나은 전직 대통령이라며 모범적인 자선 활동을 칭찬하지만 퇴임 후 외교 문제와 관련한 그의 행보는 덜 칭찬할 만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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