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직후까지도 이들은 화목했습니다. 그러나...\r정치 상극 부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수석 고문을 지낸 켈리앤 콘웨이와 ‘반 트럼프’ 선봉에 섰던 조지 콘웨이가 이혼한다고 4일 밝혔다. 정치적으로 상극이라 워싱턴 정가의 화제였던 부부는 결국 혼인 22년 만에 이별을 선택했다.
이날 콘웨이 부부는 성명을 내고 “이혼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함께 행복했던 시간과 네 명의 자녀를 소중히 여긴다”며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콘웨이 부부 사이의 적대적 역학 관계에 당황했던 사람들은 이혼 소식에 거의 놀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취지다.NYT에 따르면, 조지 워싱턴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아내 켈리앤은 정치 여론조사 업체인 워스린 그룹에서 일하며 공화당 인사의 선거 활동을 도왔다. 담당하는 정치인마다 당선시킨다는 평을 받은 그는 폭스 뉴스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남편 조지는 변호사로 일하며 열성적인 공화당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1994년 아칸소 주 정부 직원 폴라 존스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상대로 낸 성추행 손해배상 소송에서 존스의 변호를 맡으면서 유명해졌다. 두 사람은 98년 결혼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까지도 두 사람은 화목했다. 2016년 트럼프 캠프에 합류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켈리앤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그 자신 역시 정치적 성공을 이뤄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조지는 당선 당일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켈리앤이 백악관 수석 고문직을 제안받았을 때 조지는 “내가 육아와 가사를 더 많이 담당하겠다”며 격려했다. 조지 본인도 2016~2017년 사이 법무부 차관보와 장관 후보 하마평에 오르는 등 트럼프 정부 초기에 각료 후보군이었다.부부의 불화가 외부에 알려진 건 2018년, 조지가 ‘안티 트럼프’ 트위터 계정을 만들면서였다. 그는 트럼프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 국장을 전격 해임하자 더는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코미는 트럼프 캠프가 대선 기간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을 한 인물이다.
당시 켈리앤은 트럼프의 전사를 자처하고 있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역대 최다 군중이 몰렸다는 션 스파이서 당시 대변인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논란이 일자 ‘대안적 진실’이란 문구를 고안해 해명한 일로도 유명하다. WP는 “없는 단어를 만들어 교묘하게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후에도 트럼프가 성·인종차별 등으로 논란을 빚을 때마다 사태를 수습해 ‘소방수’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2020년 조지가 트럼프의 재선 저지를 위한 공화당 의원의 모임 ‘링컨 프로젝트’ 설립에 참여하면서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켈리앤은 지난해 펴낸 자서전 『히어 이즈 더딜』에서 “항상 내 등을 안아줬던 남자가 언젠가부터 나를 찌를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WP에 따르면, 트럼프의 장녀인 이방카가 부부 상담 전문가를 소개해주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한때 부부의 서로 다른 정치 성향은 공화당 내 갈라진 당파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10대 딸 클로디아가 소셜미디어에서 “엄마가 우리 가족과 내 인생을 망쳤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가정의 위기는 극에 달했다. 결국 켈리앤은 백악관을 나오기로 결정했고, 조지 역시 링컨 프로젝트 활동을 포기했다.관련기사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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