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쪽 “‘꺼지라’ 싫으면 항의하면 될 일”…피해자 탓 했다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변호사) 쪽이 “깊이 반성하고 아들을 주말마다 호되게 가르치고 있다”고 학교 쪽에 밝힌 뒤 불과 일주일 만에 “교내봉사도 부당하다”며 학교를 상대로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자세히 알아보기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쪽이 “깊이 반성하고 아들을 주말마다 호되게 가르치고 있다”고 학교 쪽에 밝힌 뒤 불과 일주일 만에 “교내봉사도 부당하다”며 학교를 상대로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학 진학을 앞둔 고2 학생인 정 변호사 아들에게 “하루하루는 황금 같은 시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군이 다니던 민족사관고등학교는 2018년 5월28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동급생에게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한 정군에게 서면사과,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교내 봉사 40시간, 출석정지 7일,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처분을 내렸다. 당초 두 달 전인 3월22일 열린 첫 번째 학폭위에서는 강제 전학 처분을 내렸지만 5월3일 강원도 학생징계조정위원회가 전학조처에 불복한 정 변호사 쪽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강제 전학 처분이 취소됐다.

하지만 약 일주일 뒤인 2018년 6월5일 정 변호사 쪽은 출석정지와 교내봉사도 “너무 과도하다”며 민사고를 상대로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신청서를 보면, 정 변호사 쪽은 “학교시험도 치러야 하고 대학 진학도 눈앞에 둔 고2 학생에게 하루하루가 황금 같은 시간”이라며 “12일의 수업을 듣지 못하는 건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피해학생 탓도 했다. 정 변호사 쪽은 “‘꺼지라’는 말이 폭력으로 느껴질 정도였다면 피해학생이 정군의 방에 오지 않는 방법으로 쉽게 회피할 수 있고, 아니면 항의하면 될 일인데 그렇게 하지 않아 아쉽다”고 신청서에 썼다. “ 정군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웃어 넘겨서 정군이 자신의 행동이 피해를 줄 수 있음을 인지 못했다”고도 했다. 정군이 잘못을 깨닫지 못한 원인을 피해학생이 제공했다는 식의 논리다. 다만 정 변호사쪽은 같은 해 7월5일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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