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커녕 '회사 나가'…4050 절반 잘렸다, 新사오정 시대 [막막한 新사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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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 커녕 '회사 나가'…4050 절반 잘렸다, 新사오정 시대 [막막한 新사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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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을 지낸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 불어닥친 ‘사오정(45세 정년)’에 빗대 '저성장 추세와 40·50대 퇴사가 맞물린 ‘신(新)사오정’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11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이하 상반기 말 기준) 40~50대 실직자(1년 내 퇴사) 중 ‘비자발적’ 실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8%로 나타났다.

대기업 부장까지 지내다 직원 20여명 규모 중소기업 임원으로 옮긴 송모씨. 그는 최근 사장과 면담에서 “일을 줄여줄 테니 ‘파트 타임’으로 일했으면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연봉을 줄이고 싶다. 회사를 나가달라’는 의미였다. 그는 “명예는 고사하고 희망조차 전혀 반영 안 되는 ‘불명예 퇴직’ 권고”라며 “중소기업이라 하소연할 방법도 마땅찮다”고 털어놨다. 사장이 퇴사로 떠밀다 보니 주위 동료 시선도 몰라보게 차가워졌다. 그는 “이직하려고 해도 경력을 더 채워야 유리해서 일단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굴지 대기업에선 명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KT는 8일 자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대상 인원은 2800명. KT 전체 임직원의 6분의 1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달 초 만 50세, 직급 10년 차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SK온ㆍLG헬로비전ㆍ롯데홈쇼핑 등도 출범 후 처음 희망퇴직을 받았다. 시중은행 4050 희망퇴직 접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삼성전자조차 올해 연말까지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최대 30%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퇴직자를 위해 희망퇴직을 공고한 뒤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거나, 위로금까지 얹어주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언감생심이다.

경제가 한창 성장할 때는 상관없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자 기업 입장에선 4050이 회사 경영에 부담스러운 인력이 됐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전체 회사 인력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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