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행렬이 7월20일 밤까지 이어졌다. 📸📝신선영 기자
7월20일 오후 3시로 예정된 추모제 시간이 다가오자,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으로 한 손에 국화꽃을 든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학교 정문을 중심으로 양쪽 담벼락을 따라 추모 화환들이 놓였다. 한 줄로 늘어선 추모객 줄은 오른쪽 인도를 따라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7월18일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교내에서 숨지자,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이 이날 오후 학교를 찾았다. “조용히 애도만 하러 온 사람들입니다. 선생님이 죽었는데 교문 밖에서만 추모해야 합니까?” 오후 4시를 넘어서자,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는 추모객들과 막으려는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교문 앞 공간이 추모객들과 취재진으로 포화 상태가 되자 경찰이 철문을 닫고 통로를 막아섰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열어라. 열어라”를 연호하며 경찰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항의했다. ‘정문 안쪽 녹색 펜스 앞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는 방송이 나오기도 했다.
교문 밖에서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학교를 방문했다가 추모객들의 항의를 받고 돌아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2시간 40여 분 동안 닫혀 있던 교문은 오후 6시께 다시 열렸다. 하지만 추모객들이 요구했던 학교 건물 안 임시 분향소 대신 3개짜리 테이블이 전부였다. 초등학교 교사, 교대 대학생, 학부모 등 이날 모인 추모객들은 다양했다. ‘선생님의 억울함을 풀기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배님 더 아프지 않길, 이제 우리가 바꿀게요’라고 적힌 추모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포스트잇 추모 메시지는 학교 정문을 넘어 운동장 끝에 위치한 강당 건물 벽까지 이어졌다. 교내 화단에 앉아 연신 눈물을 흘리던 서울 동작구 예비 교사 ㄱ씨는 “이번을 기회로 교사가 살아가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변화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검은 옷의 추모객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학교 밖까지 이어지던 행렬은 저녁 8시가 넘어서자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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