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절경, 태양의 섬 파빅냐나
파빅냐나는 시칠리아의 서쪽 끝 도시 트라파니에서 16km쯤 떨어져 있는 섬이다. 섬에 딸린 또 하나의 섬이다. 휴양지로 인기 있는 관광지이며 모래 해변보다는 바위 해변이 많고 물빛이 환상적인 곳이다.
혹시 뭔가 튀어나올까 봐 잔뜩 긴장을 하고 한 발짝 한 발짝 내디뎠다. 오랫동안 버려진 흔적이 역력했다. 어두운 내부는 창문을 통해서 희미한 빛이 들어왔다. 삭아서 구멍이 난 욕조가 한쪽 구석에 버려져 있고, 부서진 창문, 벽에서 떨어져 나간 벽돌, 돌조각이 여기저기 뒹굴고 심란했지만 뭔가 탐험하는 기분도 들었다. 내부 공간은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었다. 성에 가게 된 계기는 꼭대기 테라스에서 사방이 360도로 보인다는 리뷰를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섬 전체가 대체로 평지인데 제일 높은 이 성에서는 섬 전체가 보인다는 것이 내 발길을 끌었다. 계단을 찾아 올라갔다. 그런데 바람이 심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게 힘들 정도다. 사람마저 날려버릴 기세다. 마치 돌풍 같다. 루프탑까진 올라갈 수가 없다.
걸어서 다니겠다던 친구가 갑자기 나타났다. '축지법을 쓴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우리보다 먼저 와 있지?' 깜짝 놀랐다. 그 친구는 산책 중에 현지인을 만나 승용차를 타고 안내받던 중이었다. 편하게 다니는 친구가 아주 잠시 부러웠다.여행 중 뜻하지 않은 행운을 얻는 게 저런 것인가 보다. 그 친구와 바로 헤어지고 자전거를 타고 다시 출발했다. 다음 장소인 'Cala Rossa'로 향했다. 구글맵에 뜨는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가봐야 했다. 내가 앞서 가면서 종종 뒤를 돌아보며 친구가 잘 오고 있는지 확인했다. 절경을 보려면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 해변 쪽으로 가야 하는데 끝은 낭떠러지라서 조심해야 한다. 아마도 파빅냐나의 절경 중 최고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숨 막히는 뷰를 보며 에스프레소든 맥주든 한 잔 하고 싶었지만, 비수기라 사람들도 가게도 없다. 오로지 아름다운 자연뿐이다.또다시 달린다. 길이 평탄하지 않다. 비포장도로는 좁고 군데군데 돌도 있고 패인 곳도 있어 울퉁불퉁하다. 자전거 초보가 다니기에 편안한 길은 아니다. 다행히 친구는 이제 그만 돌아가잔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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