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 바란다] 골덩어리가 된 '폐가전'... 쉽게 고쳐 쓸 수 있게 '수리' 제도화해야
서울에는 '금광'이 없다. 그런데 집마다 광물이 가득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고장 난 텔레비전, 사용하지 않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에서 금, 은 등 희귀 금속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전자제품에서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바로 '도시 광산'이다. 도시에서 광물을 캐낸다는 뜻이다.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등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필수 재료로 쓰이는 광물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은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대체재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광물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에코디자인규정은 순환경제 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유럽연합의 핵심 조치로 제품의 순환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생산자가 준수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계획적 노후화 방지, 수리 정보의 접근성 보장, 제품 및 주요 부품의 내구성 확보, 부품 교체의 용이성, 제품의 재활용 등이다. 프랑스는 낭비방지순환경제법을 제정해 유럽 최초로 제품의 수리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수리가능성지수는 수리가 가능한지, 수리가 쉬운지, 부품 공급은 원활한지, 부품의 가격은 비싼지 등에 대한 점수를 매겨 측정한다.
일부 전문가는 자원효율성등급의 지표로 검토되는 재활용 용이성, 재생원료 사용성 등은 사용 이후, 즉 폐기단계에 고려할 수 있는 요소로서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단계에서는 고려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므로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있어서는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전파사와 수리 장인이 동네마다 있었지만, 이제는 수리 가게를 찾기 어렵고 찾는다 해도 수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 에너지를 계산해보다가 결국 '쉬운' 폐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제조사는 품질보증기간 이후에도 일정기간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해 소비자가 더 싸고 편리한 수리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자가수리에 대한 정보와 부품도 포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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