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새빨간 샐러드 어때요

장마철에는 새빨간 샐러드 어때요 비트 샐러드 김정아 기자

장마철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사는 캐나다 밴쿠버는 일 년 중 9개월 정도는 비가 오기 때문에, 나는 비가 이제 참 익숙하다. 이곳은 비가 오면 여름에도 춥기 십상이라서 한국 장마랑은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친구들이 입맛이 없다며 반찬 걱정을 하길래 그렇다면 좀 색다른 비트 샐러드가 어떠냐고 추천을 해줬다. 이 메뉴는 4년 전 유럽 여행 갔을 때 파리의 한 식당에서 먹은 것이었는데, 인상에 깊이 남아서 그 이후로 종종 해 먹는다.이 샐러드는 Carpaccio de betterave & artichauts marinés라는 어려운 이름을 가진 요리다. 원래 카르파쵸는 쇠고기를 육회로 얇게 썰어서 서빙하는 이탈리아식 애피타이저인데, 채식주의 메뉴로 해서, 색이 비슷한 비트를 대신 사용해서 분위기를 내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맛도 있지만, 메인 재료인 비트의 선명한 빨간색이 보기에도 예뻐서, 손님 오실 때에나 입맛 없을 때 기분을 돋워주는 역할을 해준다.비트는 생으로 먹어도 되지만, 부드럽게 삶아서 사용하면 더 맛있다. 물을 넉넉히 잡아서 한 시간 정도 뭉근히 끓이면 손으로 문지르기만 해도 쉽게 껍질이 벗겨진다. 제대로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포크로 찔러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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