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5고지' 봉우리부터 바른 이름으로 불렀으면
3월의 중순 얼레지가 꽃을 피우는 계절에, 임실 성수산 정상을 향하는 생태 탐방로를 답사하였다. 성수산 오토 캠핑장에서 편백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 1.2km의 편백길은 꼬부랑재로 향하는 오르막이다. 전망대임도 2.1km의 구간에는 겨우내 침묵하였던 활엽수의 가지 끝 겨울눈마다 연녹색이 드러났다.
성수산의 등고선 지형 지도를 보면, 성수산 'ㄷ'자 형태의 가운데 능선에 855m, 860m, 862m, 875m, 888m, 886m, 902m, 905m, 903m, 879m와 887m 높이의 봉우리 11개가 능선에 한 줄로 늘어서 있다. 현재 정상으로 지정된 봉우리보다 높은 봉우리 7개는 가까운 거리에 어깨를 마주하여 무리를 이루고 있다. 좌우로 3개씩의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905고지에는 변변한 표식조차 없다. 임실 성수산은 진안군 백운면과 경계에 있고, 진안 백운 들녘에서 임실 성수산의 현재 정상 봉우리만 잘 보이므로 일제가 이 봉우리에 측량 깃대를 꽂아 측량에 활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산봉우리가 깃대처럼 뾰쪽하거나, 나라에서 하사받은 사패지를 표시하려 산봉우리에 깃대를 세우면 깃대봉이라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깃대봉은 19세기 후반에 일제가 한반도 침략을 목적으로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산봉우리에 깃대를 꽂고 측량 기점으로 삼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19세기 말에 일제가 간첩단 활동으로 은밀하게 군사 지도를 제작할 초기에는, 산악 지대에서는 측량사가 계곡 입구의 낮은 산정에 올라 조감하면서 거리와 고도 등을 목측하여 지형을 묘사하였다고 한다. 임실 성수산에 905고지의 봉우리는 진안 백운 들녘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성수산 봉우리가 일제가 1918년 무렵에 간행한 지도에 표기되었고, 이후에 성수산 정상으로 지정된 것으로 추정된다.일제는 우리의 민족정기를 없애려고 갖은 책동을 다 하였다. 일제는 남원 운봉에 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황산대첩비'를 파괴하였다. 백두대간과 지리산의 정기를 끊는다며, 남원 주천면과 운봉읍 경계의 곡중분수계를 백두대간의 목으로 보아서 이곳에 한 개에 100kg이 넘는 무거운 목돌 6개를 땅속에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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