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감탄한 중산층 중년 부부 이야기의 비결 박완서 이지애 기자
40세에 늦깎이로 등단하여 성공한 작가, 박완서를 모르는 이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없을 것이다. 문학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인기 많았던 그의 소설 제목 한0두 개쯤은 들어봤음직 하다. 몇 편은 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았다 하니 문학계는 물론 대중문화에도 큰 족적을 남긴 작가였음이 분명하다. 헌데, 내가 박완서의 글을 처음 만난 건 공교롭게도 그의 소설이 아닌 그림책을 통해서였다.
일방적으로 자기 말 하는 걸 좋아하고, 그러면서도 가장의 고단한 의무를 등한시하지 않는 면이 남편같았다. 세상 똑똑한 척 하나 사실은 세상살이에 변변치 못한 그의 아내는 또 어찌나 나같던지... 가부장적 마인드와 속물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안쓰럽게 늙어가는 중산층의 중년부부를 어쩜 그리 잘 묘사했는지 작가의 안목에 내내 감탄했더랬다. 소설들이 좋아지자 개인적으로 어떤 삶을 사신 작가인지에 대해서도 점점 궁금했다.마침 2018년에 출간된 이란 책이 좋은 안내가 된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가 1990년대에 인터뷰한 여러 내용들을 사후 그의 딸 호원숙이 정리하여 펴낸 책이다.
"늘 머릿속에는 구상이 몇 개씩 비축되어 있어요. 발효의 시기가 끝나면 하나씩 꺼내서 쓰지요... 항상 제 나름의 그물을 치고 있는데, 거기에 걸려드는 부분이 경험이 만날 때 어떤 영감을 부여한다고 할까요.""기차 타고 서울에 오고 중일전쟁, 2차 대전, 가난, 쌀 배급, 해방, 6.25. 나를 스쳐 간 문화의 부피를 생각할 때 500년은 된 것 같아요. 우리 할머니에 비하면 엄청난 체험 부피가 자꾸 울궈먹고 싶게 하거든요." 그만큼 증언하고 싶은 시대상과 상처들을 곱씹으며 켜켜이 쌓인 생각들을 가둘 수 없었음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살아낸 시절이 제 아무리 수상하고 겪은 비극이 아무리 사무친다 해도 누구나 그 체험을 글로 남기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자신의 일상과 몸담은 세상을 허투루 흘리지 않고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챙겨두었던 덕분이다. 그 힘은 그가 독서광이었음은 물론 천상 감수성 높은 작가의 촉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싶다.인터뷰어들은 특히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주목받는 몇몇 작품들에 대해서 질문한다. , , 등이 대표적인데, 문학평론가 정효구는 이들의 집필 동기가 페미니즘적 의도였는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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