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_공공철도가 기후정의다⑥] 923 기후정의행진은 공공철도 타고, 서울로 모인다
지난 8월 말 지하철을 탈 때마다 들어야 했던 '불쾌한' 공지 방송이다. 나의 불쾌함은 '열차 지연' 때문은 아니었다. 철도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언급 없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태업'이라 칭하는 거짓 선동이 매우 불쾌했다.
회사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일하는 데, 왜 열차가 지연될까? 규정에 필요한 인원보다 적은 인원들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철도노동자들은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늘 뛰어다니고, 생리현상을 참아가며 초과근로에 시달리면서 업무를 수행해 열차시간을 맞춰 왔다. '준법투쟁'은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철도노동자들에게 강요되는 고강도 노동을 거부하고 규정에 맞게 일하는 것으로, 현재 철도운영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정당한 수단이다.기후위기 시대 철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통 수단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오갈 때 승용차나 항공기 대신 철도를 이용할 경우, 탄소 배출량은 훨씬 적다. 철도에 비해 비행기는 약 6배, 승용차는 약 4배의 탄소를 배출한다. 이런 점에서 기후재난의 시대라 할 수 있는 지금, 철도는 기후위기를 막으려는 우리에게 더욱 소중한 교통 수단이다.
지금 철도노조는 이 공공철도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9월 1일부터 시작된 ㈜SR의 억지노선 확대로 인해 수서-부산 구간의 SRT 운행 횟수가 축소되고, 고속철도 좌석이 줄어들고, 시민들의 승용차 사용 증가로 인해 불필요한 온실가스가 과도하게 배출되고 있다. 이미 ㈜SR은 수서행 열차로 얻은 흑자 중 무려 780억 원을 투자기업들에게 이자비용으로만 지급한 바 있다. 이 780억 원은 철도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인력을 더 보강하고, 철도를 더 인전하게 점검하기 위한 시설비에 사용되고, 오지에 들어가는 열차를 증량하기 위해 사용됐어야 하는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