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총수 고발 지침' 손본다

재계 '불합리한 규제' 반발에공정위, 보완책 마련하기로

공정위, 보완책 마련하기로 일감 몰아주기를 한 법인을 고발할 때 이에 관여한 총수 일가를 함께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재계에서 과잉 처벌로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상반된다며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8일까지 행정예고한 공정거래법 고발지침 개정안을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의 행위'로 사업자를 고발하는 경우 이에 관여한 특수관계인도 원칙적으로 같이 고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를 통해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밝혀진 특수관계인만 고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또한 지침상 원칙 고발 대상은 아니지만 고발할 수 있는 경우와 원칙 고발 대상이지만 고발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도 명시했다. 그간 사익을 편취한 사업자를 고발하더라도 압수수색 등 강제력이 없는 공정위 조사만으로는 특수관계인의 관여 정도를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처였다. 개정안이 예고된 후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6개 경제단체는 전날 현장 간담회를 열고 공정위에"고발 사유가 추상적이고 불분명하며 상위법과도 어긋난다"면서 전면 재검토를 건의했다. 이들은"특수관계인이 사업자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위반에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여론에 따라 고발당할 수 있는 등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건의 사항을 반영해 개정안 일부를 수정하기로 했다. '원칙적 고발 대상'의 조건을 변경하거나 기존 지침을 유지하되 세부 조항을 수정하는 등의 대안이 거론된다. 공정위 관계자는"강한 반발에 추진이 사실상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받아들일 수 있을 수준의 대안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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