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중앙동에 있었던 삼남극장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익산 시민들에게 영화와 쇼를 선물했던 명소였다. 이리극장 다음으로 세워진 삼남극장은 1977년 이리역 폭발 사고를 겪었고, 이후 1980년대에 낡은 극장을 허물고 삼남백화점으로 새롭게 개조되었다. 삼남백화점은 익산에서 처음으로 스탠드바와 나이트클럽을 열었지만, 결국 대출 사기로 인해 부도를 맞았다.
익산역 앞 중앙동엔 극장들이 많았다. 옛 전라북도에 가장 먼저 들어선 극장은 1914년 이전에 군산에 문을 연 군산좌로 알려져 있고, 그다음이 1920년대 옛 이리에 생긴 이리좌였다. 군산엔 항구가, 익산엔 기차역이 있었다. 극장은 곧 그 도시가 얼마나 번성했는지를 알려주는 가늠자였던 셈이다.
"삼남극장에서는 와이어 티가 팍 나는 중국영화, 정확히는 홍콩영화를 많이 상영했다... 시공관은 영화와 더불어 시청 주관의 문화행사 공간이었고 일본인 창고를 개조한 동성극장은 싼 요금에 두 편을 볼 수 있는 지린내 진동하는 3개봉관이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제일극장, 아카데미극장, 명보극장 등 중앙동 곳곳에 새로운 극장들이 들어섰다. 이들은 1980~1990년대 중앙동의 전성기를 함께 했는데, '연극과 쇼, 리사이틀에 반공궐기대회까지' 벌어지던 삼남·이리극장, 시공관과 달리 영화만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달랐다. '영화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혜은이가 '제3한강교' 부를 땐 인기가 지금 BTS 못지않았어요.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안으로 막 구겨 넣어도 볼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까. 객석 맨 뒤 난간에 올라가서 어깨동무하고 서로 버티면서 볼 정도였다니까요." 김삼만 대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운영하던 이리극장을 해방 뒤에 불하받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7년엔 그 자리에 건물을 새로 지어 운영하다가 1960년대 들어 극장을 다른 사람에게 판 뒤 영정통 반대쪽 끝에 다시 삼남극장을 세웠다. 김삼만 대표는 이리극장과 삼남극장 말고도 군산의 국도극장과 전주 백도극장도 사들여서 운영했다. 익산에선 '삼남일보'와 '삼락택시'도 세웠다. 1950~70년대 전북 문화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셈이다. 한때 익산 도심을 통틀어 자가용을 몰던 민간인은 김 대표뿐이었다고 한다.
"영화를 많이 찍을 수 없던 시절이라 배우들도 쇼를 따라 다녔어요. 임춘앵, 박미숙, 김진진 그리고 김희갑, 윤정희, 문희, 엄앵란, 신성일... 드라마 처럼 여성 국극도 했죠. 딸이니까 늘 무대 바로 앞에 앉아서 봤어요. 정말 재밌었고,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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