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실효성 없고 정치적 부담 커, 섣불리 결정 어려워 “전후 중동 불안 증폭 불가피…민간인 테러 일상화 우려” 인남식 교수 “진정한 승자는 이란…퍼펙트게임이었다”
인남식 교수 “진정한 승자는 이란…퍼펙트게임이었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전 개시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에 지배적이지만 학계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상전의 실효성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이 섣불리 지상 병력 결정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다만 전쟁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든, 전후 중동 정세는 불안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전략지역연구부는 12일 오전 국립외교원에서 ‘이-팔 사태 관련 중동정세평가 긴급 공개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인남식 국립외교원 전략지역연구부장 겸 교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보병 병력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외 언론들의 전망과 상반되는 시각이다. 인 교수는 지상전 감행에 실질적인 효과가 적고,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하마스를 정말로 소탕할 수 있느냐”며 “약 3만명으로 추산되는 하마스는 민간인 틈에 섞는 데다, 설령 모두 제거했다고 해도 그 폭력적인 과정 때문에 ‘제 2의 하마스가 나오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피해가 이스라엘보다 더 커지는 시점이 되면 이스라엘과 호의적 관계를 유지했던 아랍국가들은 굉장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자신들의 형제 팔레스타인이 지나친 보복 공격을 당했다는 정서가 퍼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양측 모두의 피해가 극대화되는 지상전을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펼친다면 이는 ‘정치’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인 교수는 “상황을 악화시켜서 이익을 얻는 세력이 양쪽에 있다는 점이 변수”라며 “이스라엘의 일부 극우 정치인과 하마스 내 강경파들이 상황의 악화를 부추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쟁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전쟁 이후 중동정세 전망은 비교적 명확했다. 인 교수는 ‘테러 일상화 우려’를 거론하고 “중동 정세가 훨씬 더 불안정한 모습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한 줌도 안 돼보이는 비국가 행위자도 세상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IS나 알카에다 같은 더 극악한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동력을 얻으려고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무장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테러가 일상화,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전쟁의 승자는 미국, 중국도 사우디도 아닌 이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마스 등 무장단체를 공공연하게 지원해온 이란이 모순적이게도 최대 수혜자라는 설명이다. 인 교수는 “이란이 무장단체들과 협상에 나서는 등 본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됐다”며 “국제사회가 이란에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 등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이란에게는 ‘퍼펙트 게임’이었다”며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밀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대를 막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바이든 '하마스는 惡, 추가 군사지원'… 시리아·레바논서도 포격 - 매일경제닷새째 접어든 이·팔 전쟁블링컨 12일 급파해 지원 나서美 무기수송기 이스라엘 도착가자지구 지상전 준비 본격화예비군 36만명 동원 역대 최대골란고원 박격포 공격에 요격헤즈볼라 참전 인접국 확전세이·팔 사망자 2000명 넘을듯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바이든 '하마스는 惡, 추가 군사지원'… 시리아·레바논 전선 확대 - 매일경제닷새째 접어든 이·팔 전쟁블링컨 12일 급파해 지원 나서美 무기수송기 이스라엘 도착가자지구 지상전 준비 본격화예비군 36만명 동원 역대 최대이·팔 사망자 2000명 넘을듯아이·노인 등 100여명 학살도하마스, 가상화폐로 전비 조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스라엘 목표는 ‘하마스 궤멸’…국방장관 “곧 지상전”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 ‘하마스 말살’ 의지 명시가자지구 닷새간 2450여곳 맹폭…30만 병력 배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교전 닷새째 2,150여 명 사망...이스라엘, 지상전 투입 임박했나?[앵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2천150여 명에 달하고, 부상자도 8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가자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야니브 골드버그의 이스라엘 현지통신] '지금 방공호로 뛰는 중…지상전 초읽기' - 매일경제'미사일 공습 경보가 울려서 방공호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복귀한 뒤에 연락하겠습니다.' 10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거주하고 있는 야니브 골드버그 요즈마 이노베이션 센터장(CEO)이 매일경제신문에 다급한 메시지를 보냈다. 약속했던 전화 인터뷰를 못하게 됐다는 연락이었다. 메시지 속 오타가 상황의 급박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9..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