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순직과 더불어 끝난 7년간의 전쟁

[이순신 해전 현장 답사기] 진린으로부터 "최고의 장수였다" 칭찬

어두운 밤길을 밝히는 건 달이다. 달마저 구름속에 들어가 숨어버리면 의지할 것이라고는 별이다. 달이 빛이라면 별은 방향타다. 천문기구와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별자리는 밤길을 가는 사람들의 길잡이였다. 대표적인 별이 북극성이다. 밤에 길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북극성을 보고 갈길을 찾았다.

명나라 진린의 수군이 조선 수군에 합류한 시기는 1598년 7월 16일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 승리 후 고하도에서 조선수군을 재건한 후 고금도로 이진해 순천 왜교성에 있는 왜군을 압박하고 있던 때이다. 진린은 조·명 연합수군의 최고 지휘관으로서 모든 결정권을 행사했다. 지휘관의 성품은 전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당시 영의정 유성룡의 진린에 대한 평가다. 이순신은 자신을 제지했던 진린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했지만 일본군을 공격하는 것에는 좀처럼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진린은 같은 무장으로서 감명을 받아 이순신을 높이 평가하였다. 진린이 훗날 선조에게 올린 글을 보면 그가 이순신을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가를 알 수 있는 글이다.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 때 일본군이 철군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1598년 8월 18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한 것이다. 히데요시의 유훈을 받은 일본군부는 조선에서의 철군을 결정하고 출병해 있던 장수들에게 '화의'를 성립시키고 11월 중순까지 귀국하라'는 명령을 전달했다.

연합함대의 화공에 큰 피해를 입은 일본군은 퇴로를 찾아 관음포쪽으로 도망갔다. 하지만 관음포는 막다른 골목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일본군은 탈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치열한 혼전이 벌어진 가운데 진린의 배가 포위당해 위험에 처했을 때 이순신이 구해줬고, 이순신의 배가 포위당해 위험에 빠졌을 때 진린이 구원했다. "전투가 한창 급하니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이순신 해전 현장 답사에 나선 율리안나호 대원들이 첫날 방문한 곳은 남해 충렬사다. 충렬사에 들러 이순신 가묘에 헌화한 기사를 보고 지인의 문자가 왔다."시신은 있어요?" 순간"누군가 퍼뜨린 가짜 글을 보고 현혹되어 아직도 저런 문자를 보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서 답사기를 끝내며 '이순신 자살설과 은둔설'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다.바람 앞의 등불 같은 조선의 운명은 명량해전 승리로 반전됐다. 백성들은 이순신을 거의 신처럼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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