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방출까지? 드라마로 포장된 '골때녀'의 잔인함 골때녀 아나콘다 원더우먼 방출전 이준목 기자
아나운서들로 구성된 'FC아나콘다'가 사상 첫 방출팀이라는 불명예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28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73회에서는 'FC아나콘다'와 '원더우먼'의 챌린지리그 방출 대전이 그려졌다.두 팀은 이날 최종전에서 리그 잔류와 방출을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쳤다. 불나방과 개벤져스가 먼저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가운데, 아나콘다가 1승 1패 골득실 0으로 3위, 원더우먼은 2패, 골득실 –4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었다. 챌린지리그 최하위팀은 방출되어 '다음 시즌 출전정지'라는 페널티를 받게 되는 상황.원더우먼은 마지막 경기에서 아나콘다를 무조건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리그에 남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반면 아나콘다는 지난 경기에서 개벤져스를 2-0으로 꺾고 창단 13개월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독기를 품고 나온 원더우먼은 전반 시작 불과 1분 만에 코너킥 찬스에서 김희정의 패스를 이어받은 키썸의 중거리슛이 터지며 먼저 선제골을 뽑아냈다. 반격에 나선 아나콘다는 후반 1분 중원에서 치열한 볼경합이 이어지던 와중에 노윤주가 하프라인에 날린 장거리 슈팅이 원바운드를 거쳐 원더우먼 골키퍼 요니P를 뚫고 골망을 가르는 원더골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원더우먼은 다시 2골을 더 뽑아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파상공세에 나선 원더우먼은 후반 5분 역습 상황에서 김가영의 일대일 돌파에 이은 마무리 골로 다시 2-1로 앞서나가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종료 1분을 남겨놓고 홍자의 킥인으로 시작된 공격에서 에이미가 리턴을 연결해준 공을 쇄도한 홍자가 다시 이어받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홍자의 슛은 골키퍼 오정연의 수비를 뚫고 골망을 가르며 극적인 쐐기골로 이어졌다.
꾸준한 인기와 화제성에 힘입어 시즌을 거듭하면서 참가팀과 리그 규모도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2번째 정규 시즌에 돌입한 지난해 6월부터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구분하여 1, 2부 승강제를 도입했으며, 이번 2차 챌린지 리그에서는 최하위팀을 방출하여 다음 시즌 출장정지라는 규정까지 신설했다. 이제 가 더 이상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정식 대회이자 장기적으로 아마추어 축구리그로 정착시키겠다는 제작진의 포석이었다.예능도 리얼리티와 감동을 강조하는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때 스포츠를 진지하게 접근하겠다는 취지는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극적인 연출을 위해 출연자들을 압박하고 가혹한 환경으로 몰아넣으려는 구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출연자들은 어디까지나 전문 스포츠 선수가 아닌, 연예인이자 일반인이다. 승부차기와 승강제도 모자라 방출이라는 잔인한 규정을 잇달아 신설해, 매 경기 승부에 대한 부담감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구조를 감동적인 연출로 포장하려는 것은 부작용이 너무 많다. 승부에 대한 부담이 커지다 보면 선수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결과에 대한 압박에 쫓기게 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신체 접촉이 많은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경기가 격렬하고 치열해지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이미 많은 출연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심지어 수술대까지 오른 출연자들도 있었다. 이번 시즌만 해도 국대패밀리의 전미라는 경기 중 부상을 당하며 들것에 실려나갔고, 아나콘다 주시은은 최종전에서 피로골절이 악화되어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28일 방송분에서도 방출전에 몰입한 선수들이 무리해서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를 펼치느라, 곳곳에서 충돌하는 아찔한 장면들이 연출됐다. 방송 2년을 넘기며 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팀별 가용자원을 늘린다든가, 자유로운 선수 이동이 가능하게 하는 등 출연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경기의 질'을 더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또한 방송에 과몰입한 일부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다소 부진하거나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보일 때면, 프로 선수 못지않은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출연자들의 프로그램 진입 장벽도 높아질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당장 실력이 떨어지거나 성장형 선수들 역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매경기마다 출연자들이 결과에 일비일희하여 눈물을 쏟아내거나 부담감을 호소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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