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난롯가에서 불을 쬐듯 따듯한 기운을 내뿜는 유튜브 채널 하나를 접했다. 이름하여 '일프레임(1frame). '프레임'이라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영상은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몰래 살짝. 그리고 다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당신의 모습을 찍었...
'프레임'이라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영상은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몰래 살짝. 그리고 다가가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당신의 모습을 찍었노라고. 그런데 자신을 몰래 찍은 사람에게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는다. 내기는커녕 고마움을 표한다. 이런 행운이 어디 있느냐면서.만나면 사진을 선물하는 사람지난해 9월에 개설된 채널에는 50여 개의 영상이 올라 있었다. 영상을 차례로 보아 나갔는데 어떤 영상에서는 미소가 떠오르고, 어떤 영상에서는 눈시울이 살짝 젖었다. 보는 내내 '이런 사진이라면 백 번도 찍히고 싶네'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저도 이렇게 늙고 싶네요'라는 영상이다. 호수로 나들이 나온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어드리고 그 사진을 핸드폰으로 전해 드린 뒤 주고받은 문자까지 담은 영상인데 조회수가 190만 회를 넘었다. 댓글도 2천 개 가까이 달렸다. 구독자가 4만이 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손자뻘일 텐데도 아주 정중하게 말씀을 주시는 진짜 어르신이네요.""어르신들 어린 분한테 이렇게 존댓말만 해줘도 분위기나 기품이 다르게 느껴집니다."개인적으로 눈길이 더 가는 영상은 아무래도 누군가와 함께 있다 우연히 찍힌 영상들이었다. 몸짓이나 표정도 자연스럽고 말투도 꾸밈이 없어서 더 정감이 갔다. 그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모녀가 지갑부터 여는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사진을 찍고 내미는 작가에게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건네는 말은 다름 아닌"How much?". 알고 보니 외국에서는 길거리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흔한 모양이었다. 그들도 몰래 사진을 찍고 다가온 작가를 그런 사진사로 알았던 것. 한사코 돈을 주려는 그들과 돈 대신 SNS에 영상을 올려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하는 작가의 실랑이가 당황스러우면서도 훈훈하다. 그리고 각별히 유쾌한 영상도 있었다. 개를 산책시키는 어느 가족의 영상인데 유쾌함을 자아내는 원동력은 단연 목줄을 잡은 여자분의 반응."어머~"라는 소리가 이리 경쾌할 일인가 싶을 만큼 영상을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머물렀다.
영상을 보다 보니 작가가 처음부터 인물 사진을 찍은 건 아닌 듯했다. 처음에는 풍경 사진을 찍었는데 우연히 꽃을 찍다 그 꽃을 키우는 할머니를 만나고, 열심히 식물 이름을 가르쳐 주시는 할머니에게 꽃 사진을 선물하고 싶어 즉석 사진을 출력해 전하면서 그와 같은 영상을 찍게 된 것 같았다. 말하자면 선물하고픈 마음이 지금의 을 만들었다고나 할까.이런 채널은 번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면 인터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작가에게 보냈다. 다행히도 작가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보내왔다. 다음은 작가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어디 들어갈 때 문을 열어 준다던지, 비행기에서 내릴 때 타인의 짐을 내려 드리는 행동 같은 사소한 배려에서 기쁨을 느꼈습니다. 상대방이 감사를 표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고 느낄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취미 '사진'을 통해 남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제가 느끼는 기쁨을 공유하고자 채널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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