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10] 큐레이션 03 극장에서 쓰는 편지
프레임의 안팎, 스크린의 안쪽과 바깥쪽, 그 경계를 나누는 카메라의 시선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포함된 영상물의 총체를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고만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스크린 위에 영사될 작품을 카메라 뒤에서 바라보고 있을 창작자 역시 대상을 바라보는 존재에 속한다. 어쩌면 극장의 관객과 카메라 뒤의 창작자는 스크린이라는 하나의 물성을 사이에 놓고 서로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심지어는 상대의 목적이나 의미를 찾는 일에 생각보다 큰 목적을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른 예술 형식에서 예술가들이 자신이 창조하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도구와 리얼리티 사이의 중개자가 되는 것과 달리 사진의 경우 자신 스스로가 리얼리티를 획득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이유와도 연결된다. 중요한 것은 물체인 카메라가 스스로 작동할 수는 없기 때문에 허구가 믿음을 얻고 하나의 리얼리티가 되는 과정에서는 분명히 인간 존재의 활동, 누군가의 개입이 따르게 되는데 그 누구도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거나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는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뜻은 카메라 뒤에 놓인 사람의 정보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뜻과 같다.최희현 감독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물음은 다른 예술과 달리 현실 속에 더 직접적으로 가 닿을 수 있음으로 인해 획득할 수 있는 리얼리티에 대한 것이다. 다른 예술 포맷이 그림으로 그린 배경 가구를 갖춰놓은 무대나 다른 연극 무대 장치의 일부가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사진은 현실 세계 그 안에서 존재하고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자신과 수단을 홍보하기 위해 코닥사가 '오랫동안 버튼을 누르기만 하라'고, '그러면 나머지는 버튼이 다 할 것'이라고 외쳤던 것은 그 뒤에 존재할 인간 존재의 활동을 무시하고 제거해 둔 것일 뿐이다. 세일즈와 마케팅의 관점에서다. 그리고 그것이 낳은 결과는 이 작품 속에 제시되는 1950년대, 1960년대 사진 속의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 이름을 알 수 없고 존재를 특정할 수 없는 이들에 의해 완성된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완성된 성상품화에 가까워진 이들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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