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근대 건축을 전공한 김종헌 배재대 교수에게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작업 일지' 7권이 있다.
그 속에는 2015년 8월부터 약 2년간 미국 워싱턴DC에 머무르며 느낀 감정부터 설계부터 시공까지의 건축 공사 과정, 사람들과 주고받은 수많은 명함이 담겨 있다.김 교수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대 주미전권공사인 박정양도 미국에서의 경험을 담은 '미행일기'를 남겼다며"공사관과 관련한 순간 순간을 기록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그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지난 9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의 국가사적지에 등재됐다.2013년부터 약 5년간 진행된 공사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김종헌 교수가 쓴 '공사관 일지'몇 년 전까지 개인 주택으로 쓰던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도면을 검토하고 밤낮으로 작업에 몰두했던 김 교수는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왼쪽부터 1893년 미국 헌팅턴도서관 소장 사진, 2012년 건물 매입 직후 모습, 2014년 복원공사 전 건물 앞 수목 제거 후 모습, 2018년 공사 후 모습 1893년에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헌팅턴도서관 소장 사진은 모두 흑백으로 돼 있다. 가구, 벽지, 카펫 등의 형태는 확인할 수 있지만 정확한 색을 알기 어렵다는 의미다.최 교수는"매일 새벽 2∼3시까지 미국 의회 도서관에 소장된 옛 신문을 뒤지며 공사관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보느라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작은 실마리라도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료를 찾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건 1896년 12월 16일 '오마하 데일리 비'라는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였다.그렇게 찾은 녹색은 외부 손님을 맞는 접견실인 객당, 고종의 어진을 모셨던 정당의 벽을 채웠다.
김 교수는"공사관은 과거의 한 장소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한국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소"라며"한미 관계의 역사를 발굴하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중심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응급실 이용 줄이겠다”는 정부 대책, 의료계는 왜 우려하나응급의학자의 탄식...“30년 노력 물거품 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울 시내 소문난 마담뚜 200여 명... '미스터 뚜'도 여럿[커피로 맛보는 역사, 역사로 배우는 커피] 1983년 '지하 중매업자' 전성시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김경수, 이재명과 경쟁 구도? 친명계 '근거 없는 얘기' '지명직 최고위원 고려할 듯'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복권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출마도 가능해졌습니다.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친문재인계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이재명 전 대표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응급의학 군의관도 “응급실 업무 어렵다” 복귀요청··· 군의관 파견 차질정부가 응급실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 군의관들을 응급실 중심으로 파견하고 있지만, 현장 파견된 군의관들이 응급실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해 복귀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안철수 “대통령실서 응급실 반나절이라도 가보시길···2025년 1년 유예 후 진행하자”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현장을 이탈한 지 약 7개월 째 접어든 가운데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일 2025년 의대 증원분을 1년 유예한 이후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증원하는 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3일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에서 “지금 가장 큰 문제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인데 이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응급실 문제없다' 대통령 말 반박한 의사들 '응급의료 개선 노력 물거품''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최근 정부가 의료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하는 정책들로 인해,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권역외상센터가 생기기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2일 더불어민주당의 '의료대란대책위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 참석차 국회를 찾은 정경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의 이야기다. 다가오는 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