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 방청객들은 4분 만에 끝나는 심판에 아쉬움을 표했다.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6학년 이아무개(12)군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 앞에서 방청권을 들고 있다. 장현은 기자 [email protected] 1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맨 앞줄에 앉은 이주원(25)씨가 펜을 꺼내 수첩에 열심히 적던 메모는 이 내용으로 끝이 났다. 이씨는 48.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 방청객으로 당첨됐다. 50명을 선정하는 방청 신청에는 2430명이 몰렸고, 당첨된 방청객들은 강원도, 충청도 등 각지에서 이날 오후 헌재로 몰려들었다. 이들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탄핵심판 은 피청구인 윤 대통령의 불출석 으로 4분만에 끝이 났다. 방청객들은 방청권을 배부하는 오후 1시부터 줄지어 헌재로 들어왔다. 가장 첫 타자로 방청권을 배부받은 임아무개(25)씨는 “현장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방청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친구들끼리 서로 방청 신청 링크를 공유하며 신청했지만 임씨만 추첨에 뽑혀 혼자서 방청을 왔다.
대학생 정연주(21)씨는 충남 아산에서 2시간반 지하철을 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 이른 점심을 먹고 오전 10시40분에 집에서 나와 오후 1시30분이 되어서야 헌재 정문에 들어섰다. 정씨는 앞선 변론준비기일에도 방청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가 두번째 도전에서 당첨됐다. 정씨는 “계엄 때도 이 상황이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여기서 뭘 더 하고 얼마나 나라를 말아먹겠나 싶어서 이후에도 계속 뉴스를 찾아봤다”며 “탄핵 심판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볼 수 있으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방청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변호인들이 아무리 돈을 받고 고용됐다고는 하지만, 적당히 해야 하지 않냐 . 앞선 변론준비기일 내용 보니 (윤 대통령 쪽 변호인들이 )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더라 . 오늘 가서 화병만 안 얻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심판정에 들어섰다.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변론은 정식으로 시작되지도 못하고 끝이 났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계선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 기각 결정을 공지한 뒤, 당사자 출석 확인을 했지만 윤 대통령의 불출석해 “변론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방청객들은 순식간에 종료된 재판에 아쉬운 듯 방청석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심판정을 나와서는 변호인들이 기자단을 상대로 진행하는 브리핑을 옆에서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이럴 거면 왜 온 건지 모르겠다”며 욕설 섞인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연차를 내고 방청을 하러 온 직장인 강아무개(37)씨는 “내란이라는 엄청난 이유로 탄핵이 됐기 때문에 진행 과정과 상황을 직접 보고 싶어서 신청했고, 앞으로도 모든 심판에 방청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오늘 방청을 간다고 가족에게 얘기했더니 ‘정작 갈 사람 따로 있는데 그 사람은 안가고 네가 가냐’고 하더라. 가서 ‘윤석열 탄핵해라’ 이런 거 외치지 말라고도 당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론기일에 불출석하는 윤 대통령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우습게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란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맨 앞줄에 앉은 이씨가 펜을 꺼내 열심히 심판정 분위기와 방청 내용을 메모할 동안 그 옆자리에는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6학년 이아무개(12)군이 앉았다. “꼭 방청을 가보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서” 방청을 신청했다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신기한 듯 심판정을 두리번거리던 이군의 방청기도 4분 만에 끝났다. 이군은 “원래 2시간 정도 진행되는 걸로 알고, 그렇게 생각하고 왔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놀랐다”라며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나오지 않아서 정말 짜증 난다”고 말했다. 이군은 방청권을 만지작거리며 “옛날에도 비상계엄이 터졌었는데, 지금 이 시대에 비상계엄이 터진 게 말이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탄핵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군은 계속해서 방청을 신청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첫 방청권을 배부받은 임씨는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려서 황당하고 허무했다”며 “이 투지를 불태워서 이번 주말에는 꼭 집회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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