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눈치를 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외교는 갈등을 자초하지 않고, 그 속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행위 아닌가. 대한민국이 지금 국제 정세 속에서 취해야 할 것은 '선악 구분'과 '속 시원한 사이다'가 아니다. 해를 만들지 않고 국익을 도모하는 외교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은 참혹했다. 기반시설 절반이 파괴되고 1000만 명의 국민이 난민이 됐다. 자원매장량 1경6000조 원의 동남부 영토 15%를 러시아에 빼앗겼다. 물론 러시아의 인적·물적 피해도 천문학적이다.
특히 OPEC+는 미국의 대러 제재를 조롱하듯 1일 165만 배럴의 감산을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처음으로 액화천연가스 6만5000톤의 거래대금을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했다. 이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탈냉전 후 미국의 달러패권을 와해시키는 데 진력해 왔던 결과로서 그 상징성이 작지 않다.러시아는 지난 20여년간 외환보유고를 달러 대신에 금이나 여타 결제수단으로 대체하고 미 재무부 채권 1500억달러를 상환 완료했다. 마찬가지로 중국도 200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도 660억 달러를 상환했다. 지난 1년간 중러간 위안화-루블화 결제가 90배로 늘었고 중국과 브라질도 최근 위안-헤알 거래를 합의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 외환보유고는 60% 수준이다. 디지털 결제시스템이 확산됨에 따라 탈달러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EU의 2022년도 러시아산 LNG 수입량은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러시아에는 약 1600개 외국 기업 중 25% 이상이 정상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의 2011년 세계경제포럼에서의 진단처럼 세계는"창조적 파괴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미국의 단일패권이 붕괴되고 'G제로'의 다극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뒤따르는 세계 경제현황을 짚은 것은 이 격동의 정세 속 대한민국의 앞길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지난 19일 에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의 '민간인 대규모 공격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고려' 발언 이후 한러 관계가 일촉즉발 위기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공급망 단절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도 적지 않다. 인천-유럽간 항공편은 왕복 6시간, 인천-미주동부간 왕복 4시간이 더 소요된다. 시베리아 항로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말 러시아·벨라루스 대상 수출허가 품목을 기존 57개에서 798개로 확대했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은 한러 양국 관계를 위기로 몰아 넣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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