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염병 가운데 하나인 흑사병의 발원지와 관련한 미스터리가 발생 675년 만에 풀렸다.
“역병 사망” 유해서 유럽 유행 흑사병 원류 균주 14세기 흑사병의 발원지로 지목된 키르기스스탄의 톈산산맥 일대.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고유전학이 사상 최악의 전염병 가운데 하나인 흑사병의 발원지와 관련한 미스터리를 발생 675년 만에 풀었다. 사망자의 치아에서 추출한 고대 게놈 분석을 통해 14세기 유럽을 초토화한 흑사병이 시작된 곳이 고대 무역로인 실크로드의 중간기착지라는 걸 밝혀냈다. 이 지역은 현재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북부 산악지대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와 튀빙겐대, 영국 스털링대 공동연구진은 “지금의 키르기스스탄 지역에서 14세기에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에게서 흑사병 원인균인 페스트균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최근 발표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요하네스 크라우제 박사는 “알파, 델타, 오미크론이 모두 우한의 코로나 균주에서 비롯된 것처럼 페스트의 모든 균주가 시작된 곳을 찾아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현대의 페스트균 203개, 14~19세기의 페스트균 47개의 유전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이 페스트균이 8년 후 유럽을 휩쓸기 시작한 흑사병 균주의 직계 조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크라우제 박사팀이 2011년 런던의 흑사병 사망자에서 채취한 페스트균도 같은 계통이었다. 또 이 균주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5개 페스트균 계통 중 4개 계통의 조상이기도 하다. 크라우제 박사는 “흑사병 직전에 페스트균의 유전적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신호”라며 “이는 역병의 빅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톈산산맥 산기슭에 있는 키르기스스탄 추이계곡의 카라-지가흐 유적지 발굴 장면. 발굴 작업은 1885년부터 1892년까지 진행됐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마멋이 기폭제…유럽 쥐가 불쏘시개 흑사병 발원지가 이 지역이라는 걸 뒷받침하는 다른 정황 증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