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음악감독으로 12년 머물며 1000회 가까이 연주해 미국의 인기 있는 음악인이 됐고, 유럽에 진출해 콧대 높은 빈 필하모닉과 주로 호흡을 맞추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89)과 경쟁하는 지휘자로 선풍을 일으켰다. 번스타인은 65년 전인 1958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취임했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배리 셀즈는 2009년 쓴 『레너드 번스타인』에서 번스타인이 '어두운 시대를 살다간 사람'이며 '자신의 음악과 정치 활동을 분리했던 일이 거의 없었다'라고 썼다.
만능 음악인이었던 레너드 번스타인 전기 영화 ‘마에스트로’의 한 장면.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을 맡고 번스타인으로 출연해 아내 펠리시아 몬테알레 그레와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생애를 다룬다. 다음 달 초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하고 이후 넷플릭스 공개는 연말 예정이다. [AP=연합뉴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자녀 셋이 16일 소셜 미디어 X에 올린 글이다. 논란의 시작은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번스타인 매부리코’였다. 쿠퍼는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영화 ‘마에스트로’의 예고편에 길고 커다란 가짜 코를 붙이고 번스타인으로 나왔다. 번스타인은 유대인이고, 긴 매부리코는 유대인을 비하하는 이미지로 쓰이곤 한다. 많은 면에서 영화로운 삶이었다. 지휘자이자 스타 해설자였으며 교향곡과 뮤지컬의 작곡가였다. 피아니스트·저술가·시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생애 거의 모든 장면에는 어둠 또한 짙다. 넷플릭스의 영화를 비롯해 번스타인 삶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대인이자 동성애자였으며 감시받는 좌파였던 그의 예사롭지 않은 삶이 부각되고 있다.우선 러브 스토리. 영화 ‘마에스트로’가 초점을 맞춘 부분이다. 아내 펠리시아 몬테알레그레 번스타인은 코스타리카에서 태어나 23세에 미국에 이민을 온 배우였다.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1946년 한 파티에서 번스타인을 만났다. 둘의 연애와 결혼은 드라마틱했다. 약혼 발표 후 파혼했고 펠리시아는 배우 리처드 하트와 연인 관계가 됐다. 하트가 1951년 사망하고 7개월 후 이들은 다시 약혼을 발표했고 한 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영화가 음악가로서의 번스타인을 얼마나 담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청난 다독가였고 8개 국어를 했으며 지식에 한계가 없었다.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는 간행물 ‘풍월한담’에서 연주 여행마다 트렁크 서너개에 책만 채워 다니던 번스타인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그는 잘생기고 말 잘하고 친화적이다. 그러나 그 바탕은 지성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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