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재명, 한숨 돌렸다…민주당 대여투쟁 고삐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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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재판에서 옛 성남시장 수행비서에게 위증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독재정권의 무리한 정치 기소’라고 반발해온 이 대표는 무죄 선고 뒤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

”고 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는 말을 남겼다. 앞서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정치생명이 위태로웠던 이 대표는 이번 무죄 선고로 숨을 돌렸다.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결에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는 이날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과거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에게 요청한 내용이 “통상적인 증언 요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사의 고의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에 관해 언급했다고 해 위증을 요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방어권의 정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김씨의 위증 혐의는 일부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위증교사 사건의 시작은 이 대표가 변호사를 하던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이 대표는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으로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을 취재하던 한국방송 피디와 함께 검사를 사칭해 김 시장으로부터 특정한 답변을 받아낸 것이 문제가 돼 2004년 12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2018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다. 당시 후보 티브이 토론회에서 이 사건이 거론되자 이 대표는 “피디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서 인터뷰 중이었기 때문에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종결되는 듯했던 이 사건은 백현동 사업을 수사하던 검찰이 개발사업자였던 김진성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대표와의 통화를 발견하며 되살아났다.

이날 이 대표 선고 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간담회를 열어 “사필귀정의 판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뒤 “애초에 말이 안 되는, 무리한 기소였다”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대선 상대 후보를 이토록 가혹하게 탄압했던 정권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야당 탄압 수사를 멈추고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친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 중형 선고로 전열이 흐트러진 대여 투쟁 고삐를 다시 죄어나가겠다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린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더 강하게 몰아붙이겠다는 것이다. 이날 친명계 외곽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성명을 내어 “조직의 안위와 입신을 위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칼춤을 추는 무도한 정치 검찰 조직을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며 “무너진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행렬 맨 앞에 서겠다”고 밝혔다. 일차적 격돌 무대는 28일 본회의에서 있을 김건희 특검법 재의 표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과 별개로 이 대표로선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민생 챙기기’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내년 봄에 있을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불필요한 ‘재판부 압박’ 시비에 휘말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오늘 이 대표가 선고 뒤 일성으로 민생을 말했으니 연말 연초까지는 민생을 최우선 기조로 삼지 않겠느냐”고 했다.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공지를 내어 “피고인 김진성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피고인 이재명에게 위증교사의 범의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것은 법리와 증거관계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여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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