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여고생 드래곤' 작가 '흑백만화 걱정했는데 호평에 놀라'
김경윤 기자=최근 화려한 작화와 긴 분량이 웹툰의 성공 공식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짧은 흑백 만화 형식의 판타지 개그물 '여고생 드래곤'이 인기를 얻어 눈길을 끈다.'여고생 드래곤'을 그린 땅콩 작가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채색은 해야 한다는 막연한 고정관념이 있었다"며"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었던 터라 예상외의 호평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독자들이 무조건 채색이 들어간 화려한 작화의 웹툰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제 걱정과는 달리, 성공 공식이란 건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고 고퀄리티 만화든 낙서 같은 만화든 재미만 있다면 평등하게 좋아해 주신다는 증거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드래곤의 몸에 빙의한 여고생'과 '여고생 몸에 빙의한 드래곤'이라는 한 쌍의 설정을 바탕으로 5화짜리 단편 만화를 기획했고, 3화까지 그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이는 인터넷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작가가 다른 작품으로 공모전 준비를 하느라 계속 연재되지는 않았다. 그는"공모전에 여러 번 낙선하고 아르바이트 등으로 먹고살던 중 연습작으로 그린 '여고생 드래곤'을 박태준 만화회사에서 재밌게 보고 연락해줬다"며"채색까지 한 야심 찬 작품들은 모두 떨어졌는데 비교적 가볍게 그린 이 작품을 연재하게 돼 아이러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작가는"박 작가님이 채색하거나 정돈된 그림으로 그리면 만화 특유의 날 것 느낌이나 속도감 있는 개그가 죽을 것이라고 했다"며"저도 동의해 흑백 만화로 결정됐다"고 밝혔다.그는"회사 쪽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어떻겠냐'고 가볍게 던진 아이디어를 '만화를 이런 식으로 바꿔봐라'로 잘못 알아듣고 제 실수로 비운의 원고를 만들어냈다"며"다른 세계에서 봉인 당한 드래곤이 약골 소년에게 빙의돼 무쌍을 찍는다는 학원 액션물이었다"고 소개했다.
작가는"본편 이야기가 더 제 취향이라 많은 분이 보너스 만화가 더 재밌다고 하실 때 내심 슬펐다"면서도"중반부를 지날 때쯤에는 보너스 만화에도 애착이 가게 됐고 때로는 본편보다 더 고민해서 스토리를 짤 때도 있었다"고 했다.네이버웹툰 완결작 가운데 남성 인기 1위, 여성 인기 8위이며 독자들이 매긴 평점은 10점 만점에 9.97점으로 최상위권에 해당한다.지난 13일 '여고생 드래곤'이 완결됐고, 땅콩 작가는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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