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두고 감독교체한 이란과 모로코, 극명하게 엇갈린 두 팀의 향방 카타르_월드컵 레그라귀 케이로스 이란 모로코 노성빈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모로코와 이란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밀려 함께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4년이 지나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두 팀은 대회를 앞두고 감독 교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러나 희비가 명확히 엇갈렸다.
이후 2019 아시안 컵을 끝으로 결별을 택한 이란과 케이로스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3개월 앞두고 다시 손을 잡었다. 새로이 이란 축구협회장으로 선출된 메흐디 타지 회장이 자신의 공약 대로 취임하자마자 드라간 스코치치 감독을 경질하고 케이로스를 감독으로 앉힌다. 이 과정에서 이란 축구협회의 독단적인 일처리에 거센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하향세를 겪고 있던 케이로스 감독의 존재도 영향을 미쳤다. 사실 케이로스는 2019년 이란 감독에서 물러난 뒤 콜롬비아와 이집트 사령탑으로 재직했지만 두 번 모두 성적부진으로 중도하차하는 등 예년에 비해 커리어가 꺾인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의 선임은 반등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지도력에 한계를 보이면서 과거의 영광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감독교체와 함께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모로코는 본선에서 그 위용을 떨친다. 빈약한 공격력이 걸림돌로 지적됐지만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 선수단 전체의 기동력을 앞세워 지난대회 준우승국 크로아티아와 0대 0 무승부를 이뤄내더니 시드국가 벨기에를 2대 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크로아티아, 벨기에를 따돌리고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