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조금씩 러시아가 이기고 있습니다’...바흐무트 주변 점령해가는 러시아군 BBC 취재진이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동부 바흐무트에서 버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을 만나봤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BBC 취재진을 호위하는 우크라이나 군은 마치 스타카토 음처럼 짧게 지시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리의 요새”라고 묘사한 이곳 바흐무트를 점령하고자 지난 6개월간 러시아군은 집요하게 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이 도시를 무너뜨리고자 한층 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우리가 길을 건너자마자 맞은편에서 러시아 포탄 2발이 우리 뒤로 쾅쾅 내리쳤다. 몸을 돌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다가 이내 다시 곧장 달렸다.몇 시간 동안 서로를 향한 포격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머리 위에선 러시아 전투기 한 대가 으르렁거린다. 불과 2km밖엔 러시아군이 진을 치고 있다.93 기계화 여단의 미하일로 대위는 “모든 종류의 탄약, 특히 포탄이 부족하다. 서방 동맹국의 암호화된 통신 장치와 병력 이동용 장갑차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래도 우크라이나 군은 잘 해내고 있다.
93여단의 공보관 이리나는 “러시아군은 지난해 7월부터 바흐무트를 점령하려고 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현재 조금씩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 러시아 쪽 자원이 더 많기에 전투가 길어진다면 저들이 이길 것이다.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우리는 은밀히 숨겨진 사격 진지에서 벙커로 이동했다. 벙커는 윙윙거리는 발전기의 소리와 난로의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은 난로 연기를 감추고자 애썼다. 위치가 발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위장복을 입은 지휘관 이호르는 전쟁으로 단련된 단호한 목소리로 “저들은 우리가 바흐무트를 떠나게 하려고 포위하려고 한다. 그러나 소용없다”면서 “지금 이곳은 우리가 지키고 있다. 지속적인 포격에도 불구하고 물자 수송도 가능하다. 물론 우리 쪽도 손실이 있지만 버티고 있다. 우리에겐 계속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선택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물론 우크라이나군에겐 더 늦기 전에 바흐무트에서 철수하는 또 다른 선택지도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그곳은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이 든 여성들은 난로 주위에 모여 있었고, 어린아이 2명이 권투 링에 앉아 TV 화면에 달라붙어 전쟁 게임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