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 모든 것을 잃었어요' 러시아 다게스탄 출신 모델이자 인플루언서인 세르미나즈 자브레일(33)은 지난해 12월 한국에 도착해 망명을 신청했다.
세미는 "장애가 있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은 전쟁에 특히 취약하다"라고 호소했다.지난달, BBC 코리아가 만난 세미는 관절이 고장 난 의족을 착용한 채 지인의 부축을 받아 걷고 있었다.
러시아 남서부 자치공화국 다게스탄 출신인 세미는 2017년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에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졌지만,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세미는 지인들이 돈을 모아 마련해준 의족을 착용하고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렸는데, 곧 팔로워가 수십만에 이르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그중에는 그를 지지하는 사람도, 그의 거침 없는 언행과 문신 등 과감한 스타일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많은 브랜드들이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거나 아예 러시아에서 철수했기 때문이지만,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전쟁 반대 관련 글 등을 문제 삼은 곳도 있다고 했다."장애가 있거나 몸이 아픈 사람들은 전쟁에 특히 취약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러시아에는 치료제가 없거나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한번 상상해 보세요. 곧 죽을 수도 있고, 화학 치료 부작용과 질병을 안고 간신히 살아가는데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을요.
세미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체 일부가 절단된 환자들이 느끼는 환지통을 매일 겪고 있으며, 골반뼈에 금이 가고 탈장을 일으켜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족은 무릎 관절 부분이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세미는 러시아에서 새 의족을 주문했지만, 도중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의족을 수개월 동안 기다렸지만 결국 받지 못했다고 했다.세미는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정치적 발언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친절하고 장애인 시스템도 잘 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현재 세미는 한국에 난민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