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 노동자가 330만 명으로 20년 새 4~5배 폭증하며 노동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충북 지역 공장들은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로 노동권 책임을 회피하고, 발전소에서도 IMF 이후 분할 민영화로 비정규직이 양산됐다. 태안화력 1호기 폐쇄 시 정규직은 타 지역 배치됐으나 2차 하청 노동자들은 사실상 해고당했다. 기후...
불안이 삶을 옥죄어 오는 나날이다. 코스피가 천정부지로 올라도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내다보기 어려운 요즘이다. 비정규직의 여러 부문 중 단시간 노동, 사용파트 노동 부문이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5년 단시간 노동자는 330만 명에 육박한다. 20년 전 73만 명에 비해 4~5배 폭증한 수치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노동시장 불안정성으로 인한 전일제가 아닌 단시간 고용을 통해 노동력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면서"사용자가 사용자로서의 책임들을 회피하면서도 유연하게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주로 청년과 노인 그리고 여성의 일자리가 쪼개지고 있고, 그 결과 우리 사회 전체의 노동 불안정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충북에서 고용률 1위인 도시에서 살고 있다. 고용률 지수와 지역경제총생산량만 보면 일자리가 넘쳐나고, 살기 좋은 도시 같지만 실제 이 도시에서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한다.
이 도시 산업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다. 공장을 운영하는 원청업체는 제때 노동력을 공급받기 위해 '인력공급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과 도급계약을 맺고 공장의 생산 라인을 맡긴다. AD 이들 하도급업체들도 사람 구하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라 동네 곳곳에 있는 '직업소개소'들과 또 한번 도급계약을 맺고 노동자들을 받는다. 이 두 번째 도급계약은 열이면 열 가짜 도급, 위장 도급이다.
직업소개소는 사실상 노동자를 실어 나르기만 하는 파견업체로서 기능하고,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내하도급 업체 관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한다. 노브랜드 버거 햄버거 패티와 스타벅스 샌드위치를 만드는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일하는 ○○인력 노동자들의 사정이 그러했고, '건국우유'를 만드는 건국유업 내 □□인력 노동자들이 그러했다. 위 두 사례 모두 노동감독을 통해 불법 파견으로 적발되었다. 건국유업의 경우 임금, 수당 등 권리 회복을 위해 노동부가 노동자들과 연결해보려 하였으나 제대로 된 연락처조차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비자가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단시간 일자리'가 생산 스케줄을 값싸고 자유롭게 채우기 위한 자본의 시간 분절 전략이라면 '간접고용 일자리'는 노동권·노동인권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자본의 노동관계 분절 전략이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발전노동자들의 투쟁을 만나면서, 국가 기간산업인 발전소에서도 간접고용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IMF 이후 정부는 한국전력을 화력발전 5개사와 핵발전 1개사로 분사하였고, 발전-송배전-판매 부문을 분리하였다. 추후 매각을 도모하기 위한 분할이었으나 매각이 무산되었다.
매각 방식의 민영화가 실패하였으니, 인위적으로 분할하였던 한전은 재통합 논의로 이어져야 마땅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한전 자회사들이 스스로 사기업화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발전사간 수익성 경쟁이 강제되었고, 발전공기업 조직의 운영과 구조에 사기업의 경영방식이 도입되었다. 그 결과 발전 자회사들은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를 도입하였고, 특히 기후위기 대응에 따른 산업전환과 맞물리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고통과 불안을 떠넘기고 있다.
작년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단계적 폐쇄가 진행 중인 발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은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는 태안 1호기에서 근무했던 노동자들 전원이 모두 다른 사업장에 재배치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서부발전 본사 소속의 정규직들과 1차 하청업체, 2차 하청업체의 상황은 천차만별이었다. 서부발전 소속 노동자들은 경북 구미에 있는 LNG발전소에 배치된 반면 1차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태안 내 다른 화력발전소로 보내져 또다시 발전소 폐쇄에 대응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단기 계약 형태로 고용되어온 2차 하청 노동자들은 사실상 해고 당했다. 2021년 제정된 에서의 '정의로운 전환'은 실제로는 국가와 민간 자본이 주도하는 '약탈적 전환'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적·생태적인 사회에 대한 전망은 보이지 않고, 정부는 전환에 따른 비용을 노동자와 지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소를 폐쇄한다고 하면서, 엄청난 에너지와 물을 사용하고 유해화학물질을 배출하는 반도체산업은 초대형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한다. 심각한 모순이다.
발전노동자들은 기후위기에 대한 발전 산업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산업 전환에 동의한다. 발전노동자들은 화석연료체계에 깊이 종속되어 있는 지금의 자기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하지 않는다. 이들은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에 동의하면서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일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발전노동자들은 공공재생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재생에너지는 민영화 이전 국가독점 체계로의 회귀가 아니다. 공공재생에너지는 국가와 더불어 노동조합, 협동조합, 지역사회 주민 공동체 등 다양한 공공의 주체들이 협력을 이루는 체계이고, 우리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은 단순히 에너지 부문에서의 정의로운 전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신자유주의 심화에 따른 불안정 노동, 불안정 일자리 증가에 대응하는 민중의 일자리 전략, 산업 전략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동안 국가, 지방정부, 공기업 등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어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다. 그 결과가 어떠한지 지난 20여 년의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거듭된 실패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 생태 위기 속에서 국가와 자본의 '일자리 정치'는 온갖 기술지상주의 환상과 신화를 지어내며 민중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그것이 추상적인 개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과 지역사회의 물리적 토대 위에서 온갖 폭력과 강탈의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음주 창원에서 열리는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 시민 대행진은 약탈적 산업 전환을 저지하고 산업 전환의 민주적 경로를 만들어내는 투쟁이다. 발전노동자들의 투쟁이 자본과 국가가 독점해왔던 일자리 정치에 저항하는 더 큰 투쟁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 노동자 민중만이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노동과 일자리를 기획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며, 우리에겐 그럴만한 힘과 상상력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불안은 어디서 오는가?
노동, 일자리에 대한 우리의 무기력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용 불안과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불안정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 모두 문제는 연결되어 있다. 6.13 행진에 함께 하자. 발전노동자 총고용 쟁취하고 대안을 조직하자! 박윤준 613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 시민 대행진 충북 참가단,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 덧붙이는 글 | 6.13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동자·시민 대행진 ○ 일시 : 6.13 15시 ○ 장소 : 경남 창원 전국 참가버스 및 상영회 안내 페이지 : Bit.ly/letsgo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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