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화 속 여성들과 남자 편집자가 만났을 때 전혜진 박서련 고전 여성서사 김경훈 기자
통상 편집자란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책상 앞에서 원고를 읽고, 비문과 오탈자를 바로잡는 모습일 것이다. 물론 그것도 편집자의 일이지만, 사실 교정‧교열은 편집자가 하는 수많은 일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박씨는 시아버지와 국왕이라는 두 가부장의 권위를 빌려 가문에서 인정받고, 남편이 밖에서 국왕을 모시는 동안 실질적으로 가문을 이끌며 '여성 가장' 역할을 한다. 소설에서 박씨의 아버지는 등장하지만 박씨의 어머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말하자면 박씨는"남성의 세계에 받아들여진 여성, 명예남성이자 '아버지의 딸'이다." 〈바리데기〉 설화도 곱씹어 볼 지점이 있다. 〈바리데기〉는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친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뒤 양부모 슬하에서 자란 바리가 친아버지의 병을 고칠 약을 찾기 위해 저승을 여행하면서 온갖 고난을 겪고, 마침내 친아버지를 구한 뒤 자신은 신이 되는 내용이다. 너무 유명해서 자칫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야기다.
다만 바리가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난받은 또 다른 이들을 향해 손을 내미는 이야기라서, 나는 좋았다. 바리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 마침내 신이 됐기에 위대한 게 아니라 타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었기에 위대하다고, 나는 생각한다."'임파워링'이 되지 않는 여성서사에 관심이 있어요. 지지부진하고, 돈도 별로 없고, 승진하지 못했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일해야 하고, 늙으면 돌봐줄 사람도 없는. 멀리하고 싶지만, 사실 멀어질 수 없는 우리 삶의 이야기요." 이 인터뷰에 많이 공감했다.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의 이야기', '여성들의 연대'가 지닌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이 여성서사라고 주장하다간 자칫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여성과 그들이 맺는 다양한 관계를 배제할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이었다.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남성/여성을 떠나 내 주위 친구들을 봐도 직장 생활이 길어질수록 '회사인'이 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회사, 기껏해야 업계 안에만 시선이 머물 뿐, 그 범위를 벗어난 사회 문제는 알지도 못하고, 고민하지도 않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불법 촬영 실형 확정된 골프장 회장 아들, 성매매 혐의 인정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여성들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해 실형을 확정받은 유명 골프장 리조트 회장의 아들이 추가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세계 최강' 韓 양궁, 42년 만에 남녀 개인전 노메달 수모한국 양궁이 세계선수권대회 남녀 개인전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한 것은 1981년 푼타알라 대회 이후 처음 양궁 세계선수권 개인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치공작' 원세훈 전 국정원장 가석방…14일 출소'정치공작' 원세훈 전 국정원장 가석방…14일 출소 원세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런닝맨' 선 넘은 하하의 건배사, 순간 귀를 의심했다'런닝맨' 선 넘은 하하의 건배사, 순간 귀를 의심했다 런닝맨 영차샷 예능 SBS 하하 이진민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과기부 장관 '달 착륙선 개발사업, 내년 착수 목표로 진행중'과기부 장관 '달 착륙선 개발사업, 내년 착수 목표로 진행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다누리_1주년 이종호_장관 유창재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폭우 상처' 채 아물기도 전에…'또 무너질까' 불안한 제방지난 장마 때 큰 피해를 입은 충북 오송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제가 올라와 있는 곳인 당시 무너진 미호강 임시 제방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