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근처에 위치한 용산어린이정원은 석유계총탄화수소, 아연, 크실렌, 비소 등의 오염 물질이 검출되어 아이들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이러한 오염된 지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에 따라 주민들의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환경 기준치 충족이 어려워 공원이 아닌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했던 이곳이 정말 어린이를 위한 곳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수십 배나 넘게 검출된 곳에서 해맑게 축구하고 있던 아이들. 흐린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어둡고 무거웠다. 올해 녹색연합이 진행한 '오염으로 바라본 용산다크투어' 참여자가 쓴 후기 일부다. 용산다크투어는 봄과 가을에 두 차례씩 10명 내로 참가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투어는 녹사평역의 집수정을 시작으로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몇 남아있지 않은 적산가옥을 지나 캠프 킴 앞까지 간다. 캠프 킴 부지는 다이옥신 등의 오염으로 인해 발암 위해도가 1000배 이상 높다는 설명이 따라다니는 곳이다. 다시 발길을 돌려 용산어린이정원 을 돌아보는 코스인데, 용산어린이정원 은 사전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고, 공항검색대보다 더 까다로운 검문을 거쳐야 입장할 수 있다(가방은 검색대를 통과했는데도 직접 열어보기까지 하는데 속속들이 뒤지는 수준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주황색 지붕의 미군 장군숙소 단지를 지나, 야구장으로 사용했다던 너른 잔디를 볼 때면 서울 시내 한복판 이 좋은 곳을 캘리포니아란 주소로 미군이 차지하고 있었구나 싶지만, 이곳은 미군이 자기네 땅이 아니랍시고 마음대로 오염시켜 기름으로 범벅된 땅이다. 그래서 간혹 잔디가 패여있기라도 하면 붉은 펜스가 둘러쳐지고 일정 기간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다. 공원이 되기엔 독성 오염물질이 환경오염 우려기준을 수십 배 초과해 있지만 별도의 토양오염 정화 없이 잔디로만 슬쩍 덮어 놓았기 때문이다. 보통 휘발유에는 상당량의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벤젠은 1군 발암물질인데 단기간 흡입할 경우 현기증, 두통, 졸도 등이 발생하고 고농도를 흡입하면 사망, 장기간 흡입 시 면역체계 이상이나 암을 유발한다. 톨루엔은 중추신경계통 기능 저하를 발생시키고 언어소통에도 문제를 일으키며, 소화계통에도 영향을 주고 두통이나 불면증을 유발한다. 에틸벤젠은 급성 증상으로는 현기증과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크실렌은 장기간 흡입 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두통, 현기증, 피로감, 경련, 호흡곤란, 혈관계와 신장에 영향을 준다. 미군기지 기름 유출 사고의 종류 중 하나인 제트유(JP-8)에도 이와 같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이 포함되어 있다. 용산 미군기지에서는 위 성분들을 함유한 100건 이상의 유류 유출 사고가 있었고 이로 인해 석유계총탄화수소 아연, 크실렌, 비소 등이 공원으로 부적격한 농도(많게는 36배)로 검출되었다. 마땅하고도 상식적인 책무 방기한 정부 정부는 이렇게 오염된 공간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올 초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홍보했다. 늘봄학교란 이름으로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티볼, 태그 럭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신체활동과 도심 속 자연공간을 활용한 생태 체험교육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오염된 땅에서 생태체험 교육이라니 언어도단이 따로 없지만, 서울시교육청까지도 뒤질세라 학교 밖에서도 늘봄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용산어린이정원을 서울시 제1호 거점형 늘봄센터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용산어린이공원을 뛰놀며 배워요','어린이 교육·체험 공간 자리매김'이란 제목으로 늘봄학교가 운영되기 시작한다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다. 한강초등학교, 원효초등학교, 서빙고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어린이 정원사 체험이나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자화자찬하듯 홍보했다. 행정과 교육청이 이렇다면 국회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1일 박정현 국회의원 대표 발의로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법 개정안 취지는 다른 데 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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